스트리밍 시대에 음반은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까? 웡축항의 문화 공간 GOLD에서 새로 개막한 《records》는 소리와 커버, 수집의 흔적 사이에서 답을 찾는다. 2026년 10월 24일 문을 연 전시는 아시아 실험음악 선곡과 러더퍼드 창이 약 20년 동안 이어간 《We Buy White Albums》를 나란히 소개한다. 관객이 마주하는 것은 음악 매체이자, 서로 다른 사람들이 소리를 보존하고 분류하며 이해하는 방식의 증거다.
사이드 A: 세 도시의 선곡에서 실험음악으로
《Experimental Sound: Asia》에는 홍콩, 도쿄, 방콕의 셀렉터 열둘이 참여해 자신의 창작과 감상, 수집 활동에 영향을 준 바이닐, 카세트, CD를 공유한다. 재생 방식이 서로 다른 매체를 다루므로 전시는 하나의 ‘바이닐 미학’에 머물지 않는다. 작은 카세트와 정사각형 CD, 큰 음반 커버는 각각 다른 감상 거리를 요구하며, 소리의 역사에 나란히 비교할 수 있는 형태를 부여한다.
《records》 홍보 이미지는 바이닐과 카세트, 다양한 음반 커버를 함께 담는다.
공식 전시장 사진에는 여러 단의 가로 선반에 놓인 음반, 테이블 위의 재생 장비, 그 옆 소파가 보인다. 커버를 감상할 이미지로 보여주면서 음악은 재생되어야 한다는 단서도 남기는 구성이다. 마음에 드는 커버 한 장을 먼저 고르고, 그 음반이 어떤 셀렉터의 삶에 들어갔는지 질문해볼 수 있다. 모든 이름을 한 번에 외우기보다 개인적인 입구를 통해 낯선 음악 장면을 이해하는 방법이다.
아시아 실험음악 공간에는 음반 선반과 재생 장비, 소파가 배치됐다.
사이드 B: 같은 흰색 커버가 왜 모두 다를까?
다른 한편은 러더퍼드 창(1979–2025)의 《We Buy White Albums》(2006–2025)다. 그는 비틀스가 1968년 발매한, 통상 화이트 앨범이라 부르는 음반의 초판 바이닐을 오랫동안 수집했다. 대량생산된 동일한 물건은 각자의 유통 과정을 거치며 차이를 얻는다. 이번 전시는 고인이 지속한 수집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작가가 직접 참석하는 신작 발표가 아니다.
밝은 전시 공간 사진에는 흰 음반 상자가 줄지어 있고 벽에는 커버가 걸려 있다. 종이는 거의 흰색인 것부터 누렇게 변한 것까지 다양하며, 부분적으로 글씨와 얼룩이 보인다. 주된 표지 이미지가 거의 사라지자 시선은 모서리와 색 차이, 사용 흔적에 향한다. 보존 상태로 수집품을 평가하는 데 익숙한 사람에게 이 음반들은 다른 질문을 던진다. 닳은 자국도 시간을 기록할 수 있을까? 같은 음악 상품이 소유자를 달리하며 어떻게 서로 다른 물건이 될까?
GOLD 방문은 언제? 일요일 휴관부터 확인하자
전시는 2026년 12월 19일까지 열린다. 정규 운영 시간은 수요일부터 토요일 12:00~18:00이며, 일·월·화요일과 공휴일에는 문을 닫는다. 다만 공식 안내에는 11월 1일을 예외 개방일로 명시했다. 따라서 일요일인 10월 25일은 일반 관람일이 아니며, 다음 주 일정은 수요일인 10월 28일부터 잡을 수 있다. 장소는 42 Wong Chuk Hang Road의 Remex Centre 지상층(G/F)으로, 입구는 Nam Long Shan Road와 Wong Chuk Hang Road가 만나는 곳 부근이다. MTR 웡축항역 A1 출구에서 찾아갈 수 있다.
웡축항 갤러리 동선에 포함한다면 집중해서 소리를 듣고 종이를 가까이 볼 시간을 남겨두자. 《records》의 두 면은 서로 다른 감상 속도를 제안한다. 한쪽에서는 다양한 커버를 따라 선택을 이해하고, 다른 쪽에서는 닮은 흰 정사각형 사이의 차이를 찾는다. 디지털 음악 이용자에게도 수집이 보유한 곡 수만의 문제가 아님을 일깨운다. 물건이 손과 방, 세월을 거치면서 같은 오디오 파일로 대체할 수 없는 세부를 남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