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ragon은 거의 우스꽝스러울 만큼 과장된 빨간색 퍼 모자를 쓰고 무대에 올랐고, Taeyang은 《Ringa Linga》 후반부에서 상의를 벗더니 반쯤 농담조로 "이건 불법이에요, 신사는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말했다. Daesung은 솔로 무대에서 Freddie Mercury에게 헌사를 바치며, 관객 전체와 함께 자신만의 Queen 스타일 콜앤리스폰스를 벌였는데, 갈수록 더 황당해졌다. 이는 BIGBANG의 9월 26일 런던 공연 현장으로, 이들이 마지막으로 영국 무대에 섰던 때로부터 14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게 저에게는 기적 같아요." Taeyang이 공연 막바지에 이렇게 말했다. 2006년 데뷔 당시, 10년을 버티는 K-pop 그룹조차 흔치 않았고, 20년은 더더욱 드문 일이었다. 지금 무대 위에 남은 건 G-Dragon, Taeyang, Daesung 세 명뿐이다. 지난 10년간 멤버는 5명에서 3명으로 줄었고, 멤버가 떠날 때마다 각자의 아픔이 뒤따랐다.

XX: Cosmos라는 이름의 이번 투어는 일부러 과거를 돌아보는 방향으로 셋리스트를 구성했다. 최근 몇 년간 이들이 발표한 신곡은 지난 8월의 《BiiiG》 단 한 곡뿐이었기에, 이날 셋리스트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20년을 아우르는 곡들로 채워졌다. 오프닝을 장식한 《Fantastic Baby》와 이어진 《Bang Bang Bang》은 K-pop을 EDM과 맥시멀리즘 미학의 시대로 끌어올린 대표곡이었고, 2012년 발표된 《Bad Boy》는 전혀 색이 바래지 않은 채 흘러나왔다. 《Sober》와 《Stupid Liar》는 공연장 전체를 흔들어놓았다. 첫 세션은 거의 쉬는 시간 없이, 세 사람이 곡을 하나씩 매끄럽게 이어가며 무대를 채웠고, 《Loser》 후반부에서는 두 멤버가 Taeyang 뒤에서 장난스럽게 팔짱을 끼고 왈츠를 추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