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발매 하루 전, 변호사에게서 "사용 가능"이라는 세 글자 답장이 왔다. Destin Conrad는 원래 승인을 받지 못하더라도 강행 발매해서 추후 소송을 당할 각오까지 하고 있었다—그가 쓰고자 했던 곡은 자메이카 댄스홀 음악사에서 명백한 동성애 혐오 가사로 유명한 클래식 〈Chi Chi〉였다. 이 곡은 그의 새 앨범 《ROADRUNNER》에 수록되며 앨범 전체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가장 날카로운 트랙이 됐다. "정말 클래식한 곡이에요, 비록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증오로 가득하지만요," 그는 The FADER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건 제가 힘을 되찾는 저만의 방식이기도 해요."
Conrad의 정체성 변화 자체가 흥미로운 지점이다. 2013년, 그는 이미 서비스가 종료된 숏폼 영상 플랫폼 Vine에서 6초짜리 코믹송으로 화제를 모은 무명 인물이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는 EP 《COLORWAY》《SATIN》, 앨범 《SUBMISSIVE》《SUBMISSIVE2》, 재즈 앨범 《wHimsy》, 그리고 그래미 후보에 오른 《Love on Digital》까지 발표했다. "이제는 분명히 알아요, 저는 온라인에서 바보처럼 장난칠 수도 있고 동시에 그래미 후보에 오를 만한 앨범도 만들 수 있다는 걸요. 이 둘은 서로 충돌하지 않아요," 그가 말했다.
자메이카 혈통과 "Kill Homophobia"라는 한마디
Conrad는 자메이카 출신 싱글맘 밑에서 플로리다에서 홀로 자랐고, 누나 역시 자메이카 출신이다. 어린 시절 집에서는 Beres Hammond가 흘러나왔고, 어머니가 좋아하던 Luther Vandross도 있었으며, 누나는 그에게 Aaliyah와 Usher를 소개해줬다. 이번 《ROADRUNNER》 작업을 하면서 그는 마치 "서랍을 뒤지듯" 댄스홀과 레게 음악을 새롭게 발견하는 과정이었다고 표현했는데, 특히 고인이 된 여성 아티스트 Lady Saw의 창법에 매료됐다고 한다. 그는 이 앨범을 "거대한 자메이카 파티"로 규정했지만, 동시에 퀴어 정체성과 카리브해 성장 배경을 한 앨범 안에서 정면으로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보 이미지에서 그는 자메이카 국기 색상에 "Kill Homophobia"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었는데—이는 그 자신의 아이디어였고, 추후 굿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이번 앨범은 또한 그가 처음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Savannah와 협업한 작업으로, 더 이상 모든 비주얼을 혼자서 결정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