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은 골판지 상자는 재활용뿐 아니라 읽을 수 있는 산수가 될 수도 있다. Jeon Gi-ok의 개인전 《To Hold, To Be Held》가2026년10월24일 방콕 차이나타운 Atelier 9 Bangkok에서 개막해12월20일까지 열린다. 작가는 버려진 골판지로 회화와 조각 설치, 공간 작업을 만들며 물건을 운반하고 보호하던 재료를 이미지와 시간을 담는 표면으로 바꾼다. 골판지를 값비싼 재료처럼 위장하기보다 주름과 찢어진 자리, 이전 사용 흔적이 새로운 산수와 함께 남게 하는 전시다.
골판지를 보기 전에, 틈을 건너는 이미지를 따라가기
공개 작품 사진의 《Landscape in formation》(2026)은 세로 골판지 여섯 장을 나란히 놓은 구성이다. 황갈색 바탕에 산과 바위, 나무와 여백이 나타난다. 여섯 장은 매끈하게 이어지지 않아 시선이 간격을 넘어 풍경을 다시 조합해야 한다. 산등성이나 안개 띠 하나를 골라 어디서 이어지고 어디서 끊기는지 보자. 드러난 골과 닳은 부분이 순조로운 읽기를 멈추게 하고, 쉽게 놓치는 받침 표면을 앞으로 끌어낸다.
다른 작품 사진에는 넓은 갈색 종이 표면이 남아 있고 가운데와 가장자리의 구멍 같은 틈으로 안쪽 층이 드러난다. 희미한 배 모양과 수평선도 보인다. 여기서는 무엇을 그렸는지 알아보는 일뿐 아니라 온전한 면과 드러난 구조가 시각적 무게를 어떻게 나누는지 비교하게 된다. 다른 물건을 보호하던 골판지가 작품이 된 뒤에는 자신의 취약함을 보여 준다. 제목의 ‘지탱하기’와 ‘지탱받기’를 구체적인 재료 관계에서 이해할 수 있다.
골판지 표면과 드러난 안쪽 층이 교차하고 갈색 화면에 희미한 배 모양이 나타난다.
산수는 벽에 걸린 그림을 넘어 구조가 된다
전시는 동아시아 산수의 시각언어를 빌리면서 이미지를 상자와 움직이는 접힌 면, 공간적 형태로 확장한다. 파란 작품 사진에서는 사용 흔적이 남은 종이 위에 작은 배가 떠 있다. 옆으로 접어 세운 골판지 때문에 단순한 평면 화판이 아니게 된다. 정면의 이미지와 옆면 두께를 함께 보자. 받침은 숨겨야 할 조연이 아니라 산수가 어떻게 서고 관객이 어느 각도로 다가갈 수 있는지를 직접 바꾸는 요소다.
파란 산수와 작은 배가 접어 세운 골판지 구조로 이어진다.
전시는 손으로 접은 수천 척의 작은 배도 모아 집단적인 형태를 만든다. 개별적인 반복 노동이 또 다른 규모를 이루는 셈이다. 각각을 어떻게 접는가에서 많은 배가 어떻게 모이는가로 옮겨 가면 질문은 기술에서 관계로 바뀐다. 물류망 안에서 물건을 담아 나르던 포장재의 과거 역할과도 호응한다. 상호의존은 사람과 사람뿐 아니라 종이와 무게, 바닥과 지지 방식 사이에서도 읽을 수 있다.
차이나타운 관람 전, 어떤 시간을 확인해야 할까?
Atelier 9의 주소는 Samphanthawong지역9 Yaowarat 1이다. 공식 연락처는 info@atelier9bangkok.com과+66 64 471 5334다. 주최 측이 제공한 행사 안내는 금~일요일11~20시, 월~목요일 예약제, 공휴일 휴관으로 되어 있다. 같은 플랫폼의 장소 정보에는 다른 시간도 적혀 있으므로 출발 전 Atelier 9에 당일 운영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전시 기간의 월요일이라고 일반 상점처럼 언제나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셀렉트 상품과 갤러리, 패션 서적이 결합한 공간이어서 재료를 보는 시간과 쇼핑을 차이나타운의 한 일정에 묶기 좋다. 모든 접힘에 고정된 상징을 붙이기보다 작품 하나를 골라 풍경, 종이 표면, 옆면 구조, 지지점을 차례로 보자. 각 층이 서로를 어떻게 유지하는지 살피면 제목은 관찰할 수 있는 질문이 된다. 방문 전전시 안내를 살피고Atelier 9 공식 연락 페이지에서 예약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