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 시작되기 전, 마이클 스타이프(Michael Stipe)는 노래보다 더 조용한 일을 하나 했다. 직접 만든 조각품 두 점을 꺼내 데스너 형제(Aaron Dessner, Bryce Dessner)에게 각각 선물한 것이다. 맷 버닝거(Matt Berninger)가 무대에 오를 차례가 되자, 그의 답례는 훨씬 소박했다—껌 몇 개를 장난스럽게 현장에 나눠준 것이 전부였다. 이 장면은 10월 17일 저녁, 프랑스 비아리츠(Biarritz)의 Atabal 공연장에서 펼쳐졌다.
이번 공연은 데스너 쌍둥이 형제의 50세 생일을 기념하는 AB100 뮤직 페스티벌의 일환이었다. 행사는 비아리츠와 인근 스페인 도시 산세바스티안(San Sebastián)을 아울러 이틀간 열리며, 두 형제와 오랫동안 협업해온 아티스트들이 번갈아 무대에 올랐다. 토요일 오프닝 공연 「Mixtape」에는 스타이프와 The National 멤버들 외에도 Ben Howard, Kevin Morby, Jon Hopkins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스타이프와 버닝거가 함께 부른 〈E-Bow The Letter〉는 원래 R.E.M. 1996년 앨범 《New Adventures In Hi-Fi》의 타이틀 싱글로, 오리지널 녹음에는 패티 스미스(Patti Smith)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공연 전 스타이프는 관객들에게 이 곡이 R.E.M.이 1995년 산세바스티안에 머물던 시기에 쓴 곡이라고 설명했다—공교롭게도 이번 페스티벌 무대가 바로 그 도시 근처에 마련되었다. Aaron Dessner는 The National이 2008년 R.E.M. 투어의 오프닝 밴드로 나섰을 때, 이 곡을 라이브로 들려달라고 "애걸복걸했다"고 전했다.
그해 The National은 Modest Mouse와 함께 R.E.M.의 북미 투어 오프닝 밴드를 맡았는데, 이것이 두 밴드 우정의 시작이었다. 이후 몇 년간 이 관계는 스튜디오 작업으로까지 이어졌다. 2020년 6월, 스타이프와 Aaron Dessner는 Big Red Machine 명의로 협업 싱글 〈No Time For Love Like Now〉를 발표했으며, 편곡은 Bryce Dessner가 맡았다. 당시 Aaron은 스타이프를 "나와 The National에게 있어 커다란 영웅이자 친구"라고 표현하며, 두 사람이 함께 곡을 쓰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솔직히 밝혔다. 같은 달, 두 사람은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에서 이 곡을 함께 공연하기도 했다.
〈E-Bow The Letter〉는 그동안 스타이프의 라이브 협업에서 단골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Radiohead의 Thom Yorke는 여러 차례 R.E.M.과 함께 이 곡을 공연하며 원래 패티 스미스가 맡았던 파트를 소화했는데, 1998년 티베트 프리덤 콘서트와 2004년 런던의 한 교회 밀실 공연이 그 예다.
AB100 뮤직 페스티벌은 오늘 밤(10월 18일) 대미를 장식한다. The National은 산세바스티안 Kursaal Auditorium에서 2024년 이후 처음으로 완전체 공연을 펼치며, 이는 2026년 유일하게 풀 라인업으로 선보이는 무대이기도 하다. 「The National And Friends」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더 많은 깜짝 게스트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밴드의 최신 앨범은 2023년작 《Laugh Track》으로, 같은 해 초 발매된 《First Two Pages Of Frankenstein》 뒤를 이은 작품이다.
스타이프는 여전히 오랫동안 준비해온 첫 솔로 앨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7월 그는 내레이션 형식의 싱글 〈Hum Desiderata〉를 공개했으며, 4월에는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에 출연해 미발표 신곡 〈The Rest Of Ever〉를 선보였다. 그는 앞서 2026년이 끝나기 전에 앨범을 완성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작업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더뎌지고 있다고 솔직히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