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수탁을 맡는다는 것 자체는 보통 이야기의 절반에 불과하다. 진짜 핵심은 이 자산이 그 다음에 어디에 쓰이느냐다. 이번에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가 겨냥한 것은, Ripple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RLUSD를 XRP 레저 상에서 트레이딩 데스크의 담보 목록에 올리는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가 공개한 협력 내용에 따르면, 이번 서비스는 스탠다드차타드, Ripple, LMAX Group 세 곳이 공동으로 추진한다. 스탠다드차타드는 XRP 레저 상의 RLUSD 수탁을 담당하고, LMAX Group은 이 자산의 활용 쪽을 맡는다. RLUSD는 LMAX의 특정 상품에 담보로 편입되어, 고객이 거래 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 둘을 이어주는 것이 스탠다드차타드가 명명한 '담보 미러링 모델(collateral mirroring model)'이다. 쉽게 말해, 고객이 스탠다드차타드에 수탁해둔 RLUSD가 LMAX의 거래 계좌에 그대로 반영되어 증거금이나 담보로 쓰일 수 있는 구조다. 자산을 실제로 옮기거나 수탁 환경 밖으로 이전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기관 고객 입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규제된 수탁 체계 안에 그대로 둔 채로도, 거래 플랫폼에서 인정받는 담보 효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로서는 이 서비스의 출시 시점, 적용 대상이 되는 LMAX 상품의 범위, 스탠다드차타드의 RLUSD 수탁 규모 및 수수료 구조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세부 사항은 세 회사의 추가 발표를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