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 연어 스테이크는 출시 반년 만에 140만 개가 팔렸다. 마케팅 문구에서 흔히 보는 모호한 형용사가 아니라, CJ제일제당이 외부에 공개하기로 한 구체적인 숫자다. 이 기사에서 진짜 눈여겨봐야 할 지점도 바로 여기다—AI 플랫폼이 먼저 소리치고 제품이 뒤따라오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 판매량으로 대조 가능한 완성품 두 개를 손에 쥐고 있다는 것.

CJ제일제당은 6일 AI 플랫폼 'Food AI 360'이 글로벌 확장의 첫걸음을 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6월 국내 사업 부문에 우선 도입된 데 이어, 올해 6월 말 미국에 도입되며 두 번째 적용 시장이 됐다. 이 시스템은 식품마케팅실과 AX/DX 부문이 자체 개발했으며, 실시간 트렌드 분석, 마케팅, 상품 기획·개발, 소비자 반응 시뮬레이션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한 업계 최초 사례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미국 도입 이후 CJ제일제당은 현지 식품 시장과 소비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미국 내 K-Food 트렌드를 더욱 정교하게 파악하고, 그 결과를 제품 기획과 마케팅에 신속히 반영할 수 있게 됐다.

플랫폼에서 실질적인 의사결정 지원을 담당하는 부분은 'Concept Studio'다. 예측된 트렌드를 구체적인 제품 아이디어로 형상화해 제품 방향, 주요 특징, 포장 형태를 시각화된 제안으로 제시한다. 이어 AI 평가를 통해 예상되는 소비자 반응, 제품 강점과 개선점을 미리 살펴봄으로써 기획 단계의 판단에 근거를 마련해준다—단순히 경험에 의존한 추측이 아니라는 얘기다.

올해 6월 출시된 말차 햇반은 이 프로세스를 통해 지난해 시작된 말차 열풍이 여전히 확장 여지가 있음을 확인하고, 건강과 편의라는 니즈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건강한 원료+즉석 편의성'이라는 제품 콘셉트를 구체화한 결과다.

비비고 연어 스테이크의 로직은 좀 더 짚어볼 만하다: 플랫폼은 단백질 카테고리 내 소비 흐름이 흰살생선과 수산 단백질에서 다른 쪽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포착했다. 과거 고등어 중심에 '밥반찬' 정도로 자리했던 소비 습관이, 식단 관리 니즈에 더 가까운 연어 같은 옵션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는 것이다. 반년 만에 140만 개라는 판매량은 어느 정도 이 판단이 맞아떨어졌음을 입증한 셈이다.

이 AI 인사이트는 브랜드 확장에도 활용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햇반, 다시다, 비비고 등 주력 브랜드를 스낵, 음료 같은 신규 카테고리로 넓혀, 소비자가 같은 브랜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미국을 시작으로 앞으로 Food AI 360을 일본, 유럽 등 주요 지역에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내부 관계자는 이 플랫폼의 목표가 '트렌드 포착—소비자 평가—제품화'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시장 성공 확률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지역별 투입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 공개된 정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