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에게 돈을 내달라고 설득하는 문서에 "우리 제품이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는 문구가 함께 적혀 있는 건 기업 IPO 역사상 흔한 일이 아니다. Anthropic의 IPO 초안이 최근 언론을 통해 유출됐다. 이 문서는 앞서 지난 6월 기밀 형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됐던 것으로, 이번에 Reuters 보도를 통해 내용이 공개됐다. 문서에는 재무 수치 외에도 자사 AI 기술이 인류에 "실존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례적인 자기 고백이 담겨 있다.
재무 상황부터 살펴보자. Anthropic은 지난해 영업손실 80억 달러, 순손실은 무려 420억 달러에 달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배 성장해 46억 달러를 기록했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막대한 손실의 핵심 원인 중 하나는 향후 수년간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5,18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으로, 여기서 발생하는 막대한 조달 비용이 순손실을 영업손실보다 훨씬 크게 만든 이유다. 그럼에도 Anthropic의 IPO 전 기업가치는 여전히 2조 달러까지 거론되고 있다.
상황이 완전히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2026년 2분기, Anthropic은 매출 115억 달러를 기반으로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회사는 다음 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 흑자 이면에는 고객 집중 리스크가 숨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분기 매출의 4분의 1이 단 두 고객사에서만 나왔다. 회사는 고객사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8월 보도에서는 Meta가 연간 최대 100억 달러를 Anthropic에 지불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이 나온 바 있다. 더 골치 아픈 문제는 Anthropic의 주요 고객 상당수가 장기 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언제든 계약 연장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