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경순찰대 요원이 메타 스마트 안경을 쓴 채 이민자 단속 현장에 나타났다. 안경테 어디에도 촬영 중임을 알리는 표시는 없었다—바로 이 장면을 ICE가 지금 메모 한 장으로 서둘러 막으려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은 직원들에게 근무 중 메타 글래스(Meta Glasses)나 유사 기기 착용을 금지한다는 경고 메모를 발송했다. 메모에는 이러한 기기가 "의도치 않게 민감 정보를 포착·녹화·전송해 사생활과 법적 보호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이 규정은 현장 요원뿐 아니라 ICE 전 직원에게 적용된다. 국토안보부(DHS) 대변인은 뉴욕타임스에 직원들이 "그동안 계속" "개인 웨어러블 카메라" 사용을 금지당해 왔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이번 메모는 새로운 정책이라기보다 기존 규정을 재확인한 것에 가깝다.

하지만 굳이 이런 메모까지 발송해야 했다는 사실 자체가 한 가지를 말해준다. 최근 몇 달간 메타의 스마트 안경이 이민 단속 현장에 등장하는 빈도가 기관이 정면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404 Media는 한 CBP 요원이 규정을 어기고 안경으로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으며, 또 다른 사례에서는 한 국경순찰대 요원이 같은 제품을 착용한 채 이민자 단속 현장에 나타났다. 디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의 조사에 따르면 유사한 목격 사례가 최소 6개 주에서 발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DHS는 직원들에게 소비자용 메타 안경 착용을 금지하면서도 동시에 자체 버전을 계획하고 있다. 독립 언론인 켄 클리펜스타인(Ken Klippenstein)이 입수한 예산 문서에 따르면 ICE는 내년까지 요원들에게 "생체인식 기능"을 갖춘 전용 스마트 안경을 지급하고자 한다. 즉, 문제는 애초부터 "스마트 안경을 착용해야 하느냐"가 아니라 "누구의 안경이며 어떤 기능이 탑재됐느냐"였던 셈이다.

메타는 자사 제품이 법 집행 용도에 적합한지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시기 또한 브랜드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 최근 메타 스마트 안경에 대한 외부의 우려는 계속 커지고 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얼굴 인식 기능은 감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원래 사생활 보호 장치로 설계됐던 녹화 표시등도 손쉽게 우회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ICE의 이번 메모는 결국 이런 우려들을 다시 카메라 앞으로 끌어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