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t with IMAX'와 'Filmed for IMAX'는 같은 말을 다르게 표현한 것처럼 들리지만, IMAX 측의 마케팅조차 이 둘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다. 간단히 말하면 전자는 촬영 당시 어떤 카메라를 썼는지를 뜻하고, 후자는 사전 제작부터 상영까지 IMAX 포맷을 중심으로 짜인 전체 제작 프로세스를 가리킨다. 한 영화가 두 라벨을 동시에 충족할 수도 있는데, 크리스토퍼 놀란의 《The Odyssey》가 그 예다. 전편을 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고, 공식적으로 'Filmed for IMAX' 프로젝트에도 포함됐다. 반면 후자에만 해당하는 작품도 있다. 드니 빌뇌브의 《Dune》은 처음부터 끝까지 IMAX 필름 카메라를 쓴 적이 없다.
Shot with IMAX, 핵심은 그 필름 카메라다
IMAX 공식 마케팅에서는 좀 더 정확한 표현인 'Shot with IMAX Film Cameras'를 더 많이 쓴다. 여기서 말하는 건 말 그대로다. 영화의 적어도 일부 장면을 IMAX의 대형 포맷 필름 카메라로 실제 촬영했다는 뜻이다. 이 카메라는 15-perf 65mm 규격을 쓰는데, 65mm 필름이 카메라 본체를 가로로 지나가면서 한 프레임이 15개의 필름 구멍(perf)에 걸쳐 찍힌다. 이렇게 나온 화면 비율은 1.43:1로, 일반적인 스크린보다 세로가 더 긴,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다. 촬영 현장에서는 65mm 필름을 쓰지만 극장 상영용 프린트는 70mm이며, 그래서 일부 상영관이 'IMAX 70mm'라고 따로 표기하는 이유다.
영화 전체를 IMAX 카메라로 찍어야만 이 라벨을 붙일 수 있는 건 아니다. 《Oppenheimer》는 일부 장면만 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고, 이 장면들은 지원되는 극장에서 더 넓은 IMAX 화면으로 확장된다. 《The Odyssey》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IMAX 측은 이 작품이 전편을 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첫 장편 극영화라고 밝혔는데, 새로 설계된 카메라 하우징 덕분에 동시녹음이 필요한 대사 장면까지도 이 포맷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가장 완전한 버전을 보려면 70mm 프린트를 상영하는 특정 극장을 찾아야 한다.
Filmed for IMAX, 사전 제작부터 시작되는 하나의 프로세스
'Filmed for IMAX' 프로젝트는 사전 제작 단계부터 시작된다. 제작진은 먼저 IMAX 필름 카메라를 쓸지, 아니면 IMAX 인증 디지털 카메라를 쓸지 결정해야 한다. 촬영 시에는 IMAX의 1.90:1 또는 1.43:1 화면 비율을 염두에 두고 구도를 잡으며, 후반 작업에서는 IMAX 팀이 자사 극장 시스템에 맞춰 최적화 작업을 돕는다. 2020년부터 IMAX는 ARRI, Panavision, RED, Sony 등의 디지털 시네마 카메라를 인증하기 시작했다. 이 카메라들은 IMAX가 직접 제작한 게 아니라, 이 워크플로우에 쓸 수 있도록 인증을 받은 디지털 카메라들이다.
《Dune》이 바로 디지털 방식의 대표 사례다. 빌뇌브는 2021년 이 작품을 IMAX 필름 카메라가 아닌 IMAX 인증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했고, IMAX 상영 규격에 맞춰 구도를 잡았다. 일부 극장에서는 《Dune》의 특정 장면이 1.43:1로 확장되면서 위아래로 더 많은 화면이 드러나, 일반 극장판보다 더 넓은 화면을 볼 수 있다. 다만 'Filmed for IMAX'라고 해서 화면 확장 비율이 항상 일정한 건 아니다. 《F1: The Movie》는 전편을 IMAX 인증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했지만 완전판 상영은 1.90:1로 진행됐다. 《Mission: Impossible: The Final Reckoning》 역시 인증 카메라를 썼지만 일부 장면만 1.90:1로 확장됐고, 그 시간을 다 합치면 45분이 넘는다.
라벨 자체는 어떤 상영이 더 볼 만한지 알려주지 않는다. 체험의 질을 좌우하는 건 그 극장이 실제로 어디까지 상영할 수 있느냐다. 모든 IMAX 극장이 완전한 1.43:1 화면을 투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IMAX 70mm 극장은 필름으로 이 높은 화면 비율을 상영할 수 있고, 일부 IMAX with Laser 상영관도 1.43:1을 지원하지만, 그 외 IMAX 상영관들은 더 와이드한 1.90:1 버전만 상영할 수도 있다. 같은 'Filmed for IMAX' 영화라도 서로 다른 두 극장에서 보면 실제로 보이는 화면 범위가 크게 다를 수 있다. 영화에 실제로 1.43:1 장면이 있더라도, 해당 상영관에 그에 맞는 장비가 없다면 온전한 화면을 볼 수 없다. 티켓을 사기 전, 해당 상영이 IMAX 70mm인지, 아니면 그 IMAX with Laser 상영관이 1.43:1 상영을 지원하는지 직접 확인해볼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