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게 4톤에 달하는 Falcon 9 로켓 상단이 시속 5400마일의 속도로 달 표면에 충돌했다. 생중계도, 사전 예고도 없었던 이 사건은 한국 우주항공청(KASA)이 '충돌 후 현장 사진'을 공개하면서야 실제로 일어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장면을 포착한 것은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Danuri)였다. KASA는 8월 6일 X(옛 트위터)를 통해, 2022년 8월 5일 달을 향해 발사된 이 탐사선이 2026년 8월 5일 새벽 Falcon 9 상단의 달 표면 충돌 전후 영상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발사일과 촬영일이 4년의 시차를 두고 같은 날짜에 맞아떨어진 셈이다. 게시글은 인터넷에 떠돌던 또 다른 '충돌 영상'은 다누리가 찍은 것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다누리가 확보한 것은 충돌 전후의 관측 영상이며, 충돌 순간 자체를 담은 영상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NASA는 이번 충돌로 달 표면에 지름 약 60피트, 깊이 약 12피트 규모의 충돌구가 생성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성체에 의한 달 충돌은 매일 일어나는 흔한 일이지만, 인공 물체에 의한 충돌구는 훨씬 드물다. NASA가 이번 사건을 '값진 관측 기회'라고 표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파편이 어떻게 흩날리는지 연구하면 달의 지질학적 세부 정보를 역으로 파악할 수 있어, 향후 임무에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로켓 자체의 임무는 사실 2년 전에 이미 끝난 상태였다. Falcon 9은 2025년 1월부터 궤도에 머물렀으며, 임무는 두 대의 착륙선을 Blue Ghost 프로젝트의 전이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었다. 1단 회수형 부스터는 이미 지구로 성공적으로 귀환했지만, 상단은 착륙선들이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 확인될 때까지 우주에 남겨진 상태였다.
SpaceX는 충돌 발생 후 X에 그 이유를 설명했다. "대부분의 임무에서는 Falcon 2단의 통제된 궤도 이탈을 계획해 안전하게 바다에 낙하시킵니다. 하지만 달 전이 궤도와 같은 고에너지 임무의 경우, 발사체 성능의 거의 전부가 탑재체를 목표 궤도에 올리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통제된 처리 작업이 항상 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해, 이번 일은 사고가 아니라 임무 설계 단계에서부터 그런 여유가 마련되지 않았던 결과라는 것이다.
이번 충돌이 지구에 위협이 되지는 않지만, 케임브리지대학교 천문학자 매트 보스웰(Matt Bothwell)이 BBC에 남긴 발언은 충돌구 자체보다 더 눈여겨봐야 할 문제를 짚어낸다. "수십 년 안에 우주가 너무 혼잡해져서 지구 궤도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지름 60피트짜리 충돌구 하나로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임무마다 로켓 한 대씩을 궤도나 달 표면에 떠돌게 놔둔다면, 그 수가 쌓였을 때야말로 진짜 문제가 될 것이다.
본 기사의 정보는 Engadget 보도와 KASA 공식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참고했다. 충돌은 2026년 8월 5일 새벽에 발생했으며, KASA의 영상 공개일은 8월 6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