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트씬에 몇 점을 주겠냐는 질문에 케니 샤흐터(Kenny Schachter)는 정면으로 답하지 않는다. "내가 살아있고, 정신이 멀쩡하고, 걷고 움직일 수 있는 한 아트씬에게는 좋은 해다"라고 말한 뒤 이렇게 덧붙인다. "내 인생의 다른 부분은 별개의 이야기니까 묻지 말아 달라." 이런 회피는 자조적인 유머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인터뷰 내내 그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태도를 정확히 보여준다. 아트씬이 얼마나 엉망인지 곱씹기보다는 실제로 뭔가를 하는 데 시간을 쓰라는 것이다.
샤흐터는 아티스트이자 평론가, 큐레이터, 강사, 컬렉터로서 30년 넘게 이 업계를 넘나들어 왔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업계 내 인맥을 날카롭고 때로는 자조적인 비평으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아트마켓 속 인간 본성과 그 부조리를 예리하게 짚어낸다. 이번 인터뷰는 Hypebeast 산하 아트 미디어 HypeArt가 새롭게 선보인 「State of Art」 시리즈의 하나로, 아트씬 내 크리에이터와 큐레이터, 컬렉터들에게 최근 이슈와 개인적인 견해를 묻는 기획이다.

인터뷰 전체에서 샤흐터가 진짜로 경계를 푼 순간은 폴 텍(Paul Thek) 이야기가 나왔을 때였다. 이미 세상을 떠난 이 미국 아티스트에 대한 그의 애정은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그의 작품을 수집하고 『Paul Thek: Artist's Artist』 집필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텍의 전시를 여러 차례 기획하기도 했다. 그중에는 2025년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과 협업해 런던 Thomas Dane Gallery에서 열린 전시도 포함된다. 올 상반기 가장 잊을 수 없었던 전시를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뉴욕 Galerie Buchholz에서 열린 텍의 개인전을 꼽았다.
그는 특히 《Bread and Buttocks》(1979–80)라는 소품 유화를 언급했다. 남성의 상반신 일부와 빵 한 조각을 그린 작품이다. 크기는 작지만 골동품 금색 액자 위에 걸린 작은 조명이 함께 설치되어 있었고, 전시장 앞에는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도록 어린이용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샤흐터가 이 작품을 처음 본 것은 1995년 로테르담에서 열린 텍의 회고전 「The Wonderful World That Almost Was」였고, 이후 2010년 휘트니 미술관에서 다시 마주했다. 그는 텍이 당시 이 시리즈를 일부러 '못 그린' 것처럼 그린 것이, 줄리앙 슈나벨(Julian Schnabel)이나 프란체스코 클레멘테(Francesco Clemente)처럼 크고 '거친' 그림으로 당시 뉴욕 아트씬을 장악했던 흐름에 대한 거의 풍자적인 응답이었다고 본다. "이 작품은 크기가 결코 핵심이 아니라는 걸 증명한다. 중요한 건 그걸로 무엇을 했느냐다."
연말까지 가장 기대되는 전시를 묻자 샤흐터는 거리낌 없이 11월 뉴욕 트라이베카 Alex Berns 갤러리에서 열릴 자신의 개인전 「This Is It」을 추천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조각과 함께 1990년대 초반의 사진 및 아카이브 자료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의 아트씬을 세 단어로 요약해 달라는 질문에는 "힘들다. 그래도 계속하라"(Tough. Stay committed.)라고 답한 뒤, 농담처럼 한마디 덧붙였다. "아니면 갇혀서 계속하는 게 더 쉬울지도."
어떤 아티스트와든 함께 식사할 수 있다면 누구를 택하겠냐는 질문에도 그의 답은 여전히 폴 텍이었다. "그에게 먼저 묻고 싶다. 대체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그렇게 다작을 하면서도 그렇게 깊이 있는 작업을 할 수 있었냐고. 솔직히 말하면 그냥 너무 질투가 나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