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터프한 악역 연기에 익숙한 레이 윈스턴(Ray Winstone)에게 가장 낯선 경험이라면, 40여 년 전 펑크 헤어를 하고 밴쿠버 거리를 활보했던 시절일 것이다. 이는 그가 처음으로 출연한 미국 영화, 1982년작 《Ladies And Gentlemen, The Fabulous Stains》에서의 일이었다. 그는 가상의 밴드 The Looters의 보컬을 맡았고, 곁에는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의 스티브 존스(Steve Jones)와 폴 쿡(Paul Cook), 그리고 더 클래시(The Clash)의 폴 시모논(Paul Simonon)이 있었다.
다이앤 레인(Diane Lane)과 로라 던(Laura Dern)이 주연을 맡은 이 뮤지컬 드라마는 남성 중심의 펑크 씬에 뛰어들어 살아남으려는 소녀 밴드의 이야기를 그린다. 윈스턴은 극 중에서 실제로 노래하고 연기해야 했기에 부담이 상당했다. 그는 NME의 알렉스 플러드(Alex Flood)에게 촬영 전 녹음실에서 마이크 앞에 서서 연습하다가 완전히 당황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아내에게 '난 록스타가 아니야, 못하겠어'라고 말했어요. 그러자 아내가 '당연히 아니지, 당신은 배우잖아'라고 하더군요.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감독도 아니고, 다른 누구도 아닌 제 아내가 저를 깨우쳐준 거죠." 당시 갓 결혼한 신혼이었던 윈스턴의 결혼 생활은 현재까지 47년째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