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한 장 크기의 금속 덩어리가 내장된 MagSafe 마그네틱 링으로 MacBook 뒷면에 척 붙는다. 스마트폰 스탠드가 아니다. Sharge의 신제품 Disk Pro 2다. SSD 외장케이스이자 동시에 USB-C to 4K HDMI 도킹스테이션이기도 하다. The Verge의 시니어 에디터 Sean Hollister는 며칠간 사용해본 뒤 단호하게 평가했다. Sharge 제품 중 처음으로 상시 휴대할 만한 물건이라고.
"처음"이라는 표현을 강조한 이유는 이전 세대들이 뚜렷한 결함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1세대 Disk는 둔중한 동글에 내장 소형 팬이 지나치게 시끄러웠고, Disk Plus는 슬림한 마그네틱 부착을 앞세웠지만 정작 마그네틱 링이 별도 부착식이라 오히려 두께가 두꺼워졌다. 1세대 Disk Pro는 전원 포트가 너무 작아 대부분의 충전 케이블이 들어가지 않았고, 전원 스위치는 전송 중에 갑자기 전원을 끊어버리기까지 했다. 세 세대를 나란히 놓고 보면 같은 과제를 계속 다시 써서 제출한 느낌이다.
케이블 하나로 네 가지 저장장치를 연결
Disk Pro 2의 스펙은 상당히 알차다. 4K 144Hz HDMI 2.1 출력, 5Gbps USB-A 포트, SD·microSD 카드 리더, 그리고 USB-C PD 패스스루 충전까지 지원한다. 슬롯에는 최대 8TB의 M.2 2280(혹은 더 작은 2242, 2230) SSD를 장착할 수 있다. Hollister는 케이블 한 개로 MacBook Pro에 연결한 것만으로 외부 모니터 하나와 네 가지 저장 소스(SSD, USB 드라이브, SD, microSD)를 동시에 끌어냈고, 80W USB-C PD 전력까지 패스스루로 공급받을 수 있었다. Android 스마트폰과 USB-C 탑재 iPhone을 연결했을 때도 두 기기 모두 내장 SSD를 정상 인식했고, 화면도 HDMI 모니터로 동시 출력됐다. iPhone의 경우 이를 통해 4K60 ProRes 촬영까지 활성화됐다. 보급형 1TB Lexar NM710으로 100GB, 195GB 대용량 파일 전송을 실측한 결과 평균 초당 약 700MB의 쓰기 속도를 기록했다. 요즘 40Gbps, 80Gbps급 외장케이스에는 못 미치지만, HDMI 도킹까지 겸하는 제품임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팬의 차이는 흥미로운 반증이었다. 팬을 최대로 돌리며 195GB 전송을 완료하는 데 4분 55초, 팬을 끄고 진행했을 때는 5분 5초가 걸렸다. 차이는 단 10초에 불과했다. 진짜 차이는 전송이 끝난 직후 본체를 손에 쥐었을 때 드러났다. 팬을 끈 상태에서는 금속 테두리가 뜨거워서 손으로 쥐기 힘든 수준이었다.
저전력 설계에는 그만큼 대가도 따랐다. Sharge는 이번에 두 가지 모델을 동시에 출시했다. 대기전력 최소 1.5W가 필요하며 4K144·HDMI 2.1을 지원하는 "Ultra", 그리고 5W가 필요하고 4K60·HDMI 2.0에 그치는 "Lite"다. Sharge 마케팅 매니저 Leo H.는 Hollister에게 Ultra의 저전력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연결된 SSD에 공급 가능한 전력을 최대 3W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테스트에 사용된 Lexar NM710은 쓰기 작업 시 이 수치를 초과하는 전력을 소모했고, 그 결과 Hollister가 iPhone 15 Pro로 ProRes를 촬영하거나 Galaxy S25에서 대용량 파일을 전송할 때 Disk Pro 2가 갑자기 전원이 꺼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해결책은 어렵지 않았다. USB-C 보조배터리나 충전기를 Disk Pro 2에 추가로 연결하면 됐다. 이후 5분 넘게 이어진 4K60 ProRes 연속 촬영에서는 더 이상 문제가 재발하지 않았다.
Nintendo Switch와 Switch 2 모두 이 도크를 통해 화면을 출력할 수 있지만, Switch 2는 외부 전원 인식 조건이 더 엄격한 편이다. Sharge 측은 현재로선 최소 85W 이상의 USB-C PD 충전기를 연결해야 도킹 모드가 정상 작동한다고 안내하고 있으며, 관련 펌웨어는 여전히 조정 중이다. 화면이 뜨기까지 눈에 띄는 지연도 있는데, 이는 다른 서드파티 도크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Steam Deck 등 PC 휴대용 게임기는 4K144·4K120 해상도에 HDR까지 지원하지만, Disk Pro 2를 경유할 경우 Steam Deck이 연결된 VRR 모니터를 "VRR 미지원"으로 인식하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Hollister가 별도의 USB 허브를 통해 마우스, 키보드, 헤드셋, 모니터, 카메라를 함께 연결해 며칠간 테스트한 결과 대체로 안정적이었지만, 모니터 화면이 하루에 한 번 정도 수십 초간 꺼지는 현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했다.
하드웨어적으로 손봐야 했던 문제들은 이번에 거의 다 해결됐다. 케이블은 탈착식으로 바뀌었고, 마그네틱 링은 내장형으로 통합됐다. USB 포트도 더 이상 깊이 파묻혀 꽂기 힘든 구조가 아니며, 팬은 기본적으로 조용하고 완전히 끌 수도 있다. 스위치도 더 이상 전송 중 전원을 끊지 않으며, 본체에는 더 넓은 방열 통로도 마련됐다. SSD 슬롯은 사용자가 직접 교체할 수 있지만 아직은 나사로 고정하는 방식이라, Hollister는 도구 없이 탈부착이 가능해지면 더 이상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Disk Pro 2 Ultra는 현재 Kickstarter에서 75달러 얼리버드 가격으로 판매 중이며, 정식 소매가는 89달러다. 국내 출시 여부나 현지 가격은 언급되지 않았고, Kickstarter 프로젝트 특유의 배송 리스크도 존재하지만, Sharge가 이전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들에서 보여준 배송 이력은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