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소식에서 정말 주목해야 할 점은 사실 '어떤 아티스트냐'가 아니라 '아직도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는 점이다. Spotify는 유저들이 AI로 커버와 리믹스를 만들 수 있는 유료 기능을 준비 중이며, 이번에 계약을 맺은 곳은 독립 음악 퍼블리셔 Kobalt다. Kobalt 소속 작가진은 Phoebe Bridgers부터 포스트펑크 밴드 IDLES까지 폭넓게 걸쳐 있다. 앞서 Spotify는 이미 유니버설 뮤직 그룹(Universal Music Group)과 비슷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두 건의 라이선스 계약이 겹치면서 마치 서서히 완성되어 가는 체스판처럼 보이지만, 정작 판의 한가운데 놓여야 할 가장 중요한 말—바로 이 툴이 실제로 만들어낼 사운드—은 아직 누구도 들어본 적이 없다.
작동 방식은 이렇다. Kobalt 소속 아티스트는 참여 여부를 선택할 수 있고, 동의할 경우 팬들은 이 'AI 기반 크리에이티브 툴'을 통해 해당 곡을 리믹스하거나 커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옵트인(opt-in) 방식이지, 전면 개방이 아니다. Spotify 측 공식 입장은 이 기능이 "추가적인 수익 채널을 열어주고 새로운 발견의 방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Kobalt CEO Laurent Hubert는 소속 아티스트들이 "이런 신규 기능이 만들어내는 창작 기회로부터 직접적인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발언 모두 같은 방향의 서사를 가리킨다—이건 AI가 곡을 훔치는 게 아니라, AI가 아티스트의 수익을 늘려주는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 5월, 기자 Anna Nicolaou는 소셜 미디어에서 유니버설 뮤직과의 계약에 대해 좀 더 직설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구독자는 원곡 아티스트의 동의를 전제로 AI 커버와 리믹스를 생성하려면 추가 비용을 내야 하며, 이는 아티스트가 더 많은 로열티를 벌 수 있는 방법으로 포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Kobalt의 합류는 결국 같은 논리를 메이저 레이블에서 독립 음악 퍼블리싱 체계로까지 확장한 셈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여전히 '계약은 체결됐지만 제품은 없다'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기능은 Premium 구독자 대상의 유료 추가 옵션이 될 예정이지만, 정확한 가격은 미정이며 출시 시기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툴로 만들어진 커버나 리믹스가 실제로 어떤 톤일지 들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고, 데모 음원 하나 유출된 적도 없다. Suno처럼 인터넷 전체에서 데이터를 긁어모아 학습시키는 방식과 비교하면, Spotify의 이 시스템은 최소한 정식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게 지금 이들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차별점이다.
관점을 바꿔 생각해보면, 만약 진짜 차이가 '라이선스를 받았느냐 아니냐'뿐이라면, AI가 생성한 커버와 실제 가수가 라이선스를 받아 녹음한 커버 사이에 청취 경험과 의미상 남는 차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없고, Spotify 역시 출시 일정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