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손에 든 그 USB-C 케이블, 어느 포트에 꽂느냐에 따라 속도가 8분의 1로 떨어질 수도 있다. 문제는 케이블이 아니라 USB-C와 USB4가 애초에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는 데 있다—USB-C는 단자의 모양이고, USB4는 2019년에 나온 전송 규격이다. 모든 USB4 케이블은 USB-C 단자를 쓰지만 반대로는 성립하지 않는다. 구형 USB-C 단자는 USB4의 대역폭을 소화하지 못할 수 있다.

2019년 이전에 산 컴퓨터라면 포트는 대부분 USB 3.2 세대에 머물러 있고, 1세대는 최고 5Gbps에 불과하다. USB4는 곧바로 40Gbps로 뛰어오르며, 2019년 이후에 구매한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이라야 지원 가능성이 높다. 확인 방법은 간단하다: 단자 옆에 "USB4"라는 표시가 있는지, 혹은 썬더볼트 3 지원을 뜻하는 번개 아이콘이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 제조사마다 표기 방식이 제각각이라 확신이 안 서면 설명서를 뒤져보는 게 낫다.
USB4 기기를 USB 3.2 포트에 꽂으면 속도는 상대방의 한계치—10Gbps나 20Gbps—에 갇히게 되며, USB4 본연의 40Gbps와는 무관해진다. "같은 케이블인데 어느 포트에 꽂느냐에 따라 속도가 천차만별"인 게 미신이 아니라 규격 차이 때문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USB4가 진짜 격차를 벌리는 지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한 케이블에서 데이터 전송, 영상 신호, 충전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고, 그때그때 필요에 맞춰 대역폭을 동적으로 배분한다. DisplayPort 터널링을 지원하는 기종과 조합하면 USB4 케이블 하나로 고해상도 모니터 두 대를 동시에 감당할 수 있어, 4K 이상 게이밍 모니터를 쓰는 사람에게 특히 유용하다. 외장 그래픽카드(eGPU)의 호환성도 USB4 환경에서 이전 세대보다 눈에 띄게 좋아졌다.

새로 나온 USB4 2.0은 대역폭을 80Gbps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지원하는 휴대용 SSD를 갖고 있다면 쓰기 속도가 4,000MB/s에 달하고, USB4 2.0 최대치는 8,000MB/s까지 바라볼 수 있다—4K 영상 소스를 자주 옮기는 사람에게는 체감이 확실한 차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기기를 바꿔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주변기기가 유선 마우스 하나, 키보드 하나 정도라면 USB4가 가져다주는 이점은 거의 체감되지 않으며, 이 규격 하나 때문에 노트북을 바꾸는 건 그다지 남는 장사가 아니다. 정말 신경 써야 할 사람은 외장 SSD, 듀얼 모니터 출력, eGPU처럼 대역폭에 발목 잡히기 쉬운 사용 환경을 가진 이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