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책등을 벽 쪽으로 돌리고, 거리의 작은 종이는 가느다란 철사 위로 올라가며, 야간 공사장은 영상 설치작품에 들어온다. 방콕 Jim Thompson Art Center의 단체전 《And Still, Another After》는 익숙한 물건의 위치를 바꾼다. 2026년 10월 10일 개막해 2027년 3월 29일까지 열리며, Rinrada Na Chiangmai가 기획했다. 아트센터와 William Warren Library를 연결하며 여섯 창작 주체와 그 협업을 통해 젊은 세대가 물려받은 생활 조건을 살핀다.
여섯 창작 주체는 직접 겪지 않은 역사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창작자들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직접 기억하지 못해도, 가족의 빚이나 노동 방식, 도시 환경에서 그 여파를 만날 수 있다. 따라서 ‘After’는 이미 끝난 한 시기만이 아니라 서로 다른 변화가 계속 겹치는 상태를 뜻할 수 있다.
작품 사진에서는 높이가 제각각인 가는 철사가 작은 종잇조각을 떠받친다. 아래는 벽돌과 돌, 건축 자재로 고정돼 있다. 지나치기 쉬운 인쇄물이 흰 벽 앞에서 드문드문하고 연약한 배열을 이루며, 지지 방식과 그림자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른 이미지에서는 콘크리트 블록과 식물이 함께 나타나 건축의 단단한 경계와 가지의 성장이 교차한다. 두 장면을 비교하면 ‘삶을 지탱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구체적인 질문으로 전시에 들어갈 수 있다.
가는 철사와 종이, 벽돌이 일상 인쇄물을 원래의 거리 위치에서 옮겨 놓는다.작품 이미지의 콘크리트 블록과 식물이 건축의 경계와 자연의 성장을 한 화면에 담는다.
책장과 밤 풍경이 바꾸는 감상의 순서
책을 담은 작품 이미지는 반대의 동작을 취한다. 식별하기 쉬운 책등을 감추고 종이의 가장자리, 두께, 고르지 않은 높이를 남긴다. 제목이 사라지면 내용을 바로 판단하기에 앞서 줄지어 놓인 물건의 질감을 보게 된다. 같은 책도 방향을 바꾸면 제공하는 정보와 요구하는 주의가 달라진다.
책등이 안쪽을 향하면서 익숙한 제목 대신 종이의 두께와 책의 높이가 드러난다.
정보가 명확히 표기된 영상 두 작품도 또 다른 실마리다. Bhumikorn Kongtaveelert가 Anna Golubkova, Pitchada Poolsawad, Piyatida Piyamassakul과 협업한 《Migration of Clouds》(2026)는 다채널 영상 설치작품이다. 작품 이미지에서는 구름 낀 하늘과 원형 구조, 건축 이미지가 포개진다. Sareena Sattapon의 《Balen(ciaga) I Belong: All That Glitter》(2025)는 초록과 노랑의 밤 풍경 속에 인물과 공사 공간, 분할 화면을 보여준다. 정지 이미지에서는 구도를 읽고 영상의 시간과 소리는 현장에서 살펴볼 수 있다.
다채널 영상 설치작품 《Migration of Clouds》(2026)의 이미지에서 원형 구조와 구름 낀 하늘이 겹친다.
입장료 50바트, 센터와 도서관 운영 시간을 구분하기
아트센터 성인 입장료는 50바트다. Jim Thompson House Museum과 아트센터 통합권은 250바트로, 두 입장권의 이용 범위가 다르다. 아트센터는 매일 10:00~18:00 문을 연다. William Warren Library의 일반 이용은 무료지만 수요일부터 일요일 10:00~18:00 운영하며 월요일과 화요일, 공휴일에는 쉰다. 전시와 도서관을 함께 보려면 이 차이를 일정에 반영해야 한다. 단체 방문은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전시는 James H.W. Thompson Foundation, SAC Gallery, DC Collection, Mardi Craft Brewing의 지원을 받는다.
주소는 방콕 Rama 1 Road의 6 Soi Kasemsan 2이며, BTS National Stadium역 1번 출구에서 갈 수 있다. 방문 계획을 세울 때 전시 안내를 읽고, 아트센터 입장료와 도서관 개관일을 따로 확인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