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속편이 지금 막혀 있는 건 각본이 아니라 계약서 마감일이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워너브라더스는 올해 12월까지 2023년 영화의 핵심 인물 세 명—마고 로비, 라이언 고슬링, 그리고 감독 겸 각본가 그레타 거윅—과 속편 계약을 타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판권은 매텔로 되돌아간다. 전 세계 흥행을 휩쓴 영화가 지금 타결되지 않는 수익 배분 조항 하나에 발목이 잡혀 있는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워너는 몇 달째 협상을 이어오고 있으며, 제안한 방안은 영화가 특정 흥행 기준을 넘으면 주요 제작진이 수익 배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조건은 2023년 그 흥행 신드롬급 작품이라는 맥락에서 보면 과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CEO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가 이 제안을 "조건이 너무 후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워너 측 대변인은 이 버전의 이야기를 부인하며, 뉴욕타임스에 주요 제작진 측 에이전시가 워너가 5월에 제시한 방안을 거절했고, 지금까지 역제안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튜디오 공동 회장 팸 압디(Pam Abdy)와 마이클 드 루카(Michael De Luca)도 성명을 냈다. "우리는 이미 매텔과 판권 계약을 타결했고, 다음 《바비》 영화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여러 차례 대규모 조건을 제시했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시계는 계속 돌아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속편이 "만들어야 하는가"조차 아직 합의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2023년 TIME과의 인터뷰에서 로비는 속편 논의에 참여한 적이 있다며 "여기서 출발하면 백만 가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지만, 1편을 만들면서 속편을 기획하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그녀의 발언은 다시 방향을 틀었다. "우리는 모든 걸 이 한 편에 쏟아부었다고 생각해요. 3부작으로 만들려고 설계된 게 아니거든요. 그레타가 이 영화에 모든 걸 쏟아부었기 때문에, 다음에 뭘 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려워요." 2024년 12월, 할리우드 리포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거윅과 그녀의 파트너이자 공동 각본가인 노아 바움백이 속편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라고 보도했지만, 당시 감독과 워너 양측 모두 이를 부인했다. 이 영화의 속편은 처음부터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그림자 속에서 존재해왔다.

당시 그 영화가 받았던 평가를 되짚어보면 워너가 왜 이렇게까지 놓지 못하는지 이해가 갈지도 모른다. NME는 당시 별 4개를 주었고, 평론가 알렉스 플러드(Alex Flood)는 각본 속에 예상치 못한 섬세함이 숨어 있으며, 특히 조용한 감정적 순간들이 강한 여운을 남긴다고 썼다. 헬렌 미렌이 바비에게 "여성혐오 문화를 끝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장면처럼, 거윅은 영리하게 자기 풍자적인 유머를 활용해 상업성과 진정성 사이의 균형을 절묘하게 맞췄다. 《바비》는 NME 선정 2023년 올해의 영화 7위에도 올랐는데, 당시 폴 브래드쇼(Paul Bradshaw)는 이 영화가 손쉽게 10억 달러 흥행 고지를 넘으며 거윅을 기록을 깬 여성 감독으로 만들었고, 그해 누구도 〈I'm Just Ken〉을 흥얼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썼다.

현재 양측이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인지, 혹은 12월 전에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보도와 성명 어디에도 구체적인 일정이 나와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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