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lipse의 외형은 두툼한 보조배터리를 닮았다. 직사각형 모양의 자석 패치가 스마트폰 뒷면에 붙으며, 모서리에는 버튼 하나와 표시등 하나가 달려 있다. 다른 점이라면 이건 충전용이 아니라 주변 대화를 녹음하기 위한 기기라는 것이다. 이는 Bee가 아마존에 인수된 지 1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신규 하드웨어이기도 하다.
Bee는 웨어러블 AI 노트 기기를 만드는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아마존에 인수됐다. 이번에 두 가지 신제품을 한꺼번에 공개하며, 구독 서비스와 연동 기능도 함께 선보였다.
Pioneer를 대체하는 Frontier, 방수 기능과 새 색상 추가
Bee Frontier는 기존 Pioneer의 후속 모델로, 손목 밴드나 클립형 액세서리에 끼워 손목에 착용하거나 옷이나 가방에 부착할 수 있는 작은 모듈이라는 콘셉트는 동일하다. 본체에는 단일 버튼이 그대로 유지되며, 한 번 누르면 녹음과 대화 요약이 시작되고 길게 누르면 Buzz라는 이름의 AI 비서를 호출하거나 음성 메모를 남길 수 있다. 옆에 있는 LED는 기기가 현재 듣고 있는지 충전 중인지를 표시해준다.
50달러에 판매되며 검정 밴드와 노란 밴드 두 가지 색상만 있던 Pioneer와 비교해, Frontier는 크기가 더 작고 무게도 가벼워졌으며 Lavender(라벤더), Sage(세이지 그린), Onyx(오닉스 블랙) 색상이 새로 추가됐다. 아마존이 공개한 사양에 따르면 Frontier는 방진·방수 등급 IP67을 획득했는데, 전작인 Pioneer는 방수 기능이 전혀 없었다. 두 기기 모두 노이즈 캔슬링을 위한 듀얼 마이크를 탑재했고, 배터리 사용 시간은 동일하게 약 7일로 추정되며 충전 단자는 USB-C다. Frontier는 현재 아마존에서 75달러에 판매 중이며, Pioneer는 판매가 중단됐다.
Eclipse: 스마트폰 전용 자석 녹음기, 배터리는 21일 이상 지속
Eclipse는 착용형이 아니라 스마트폰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Bee의 첫 제품이다. 본체는 Frontier보다 훨씬 크며 마이크 3개가 내장돼 있고, 왼쪽 상단에는 동일하게 버튼 하나와 표시등 하나가 자리한다. 핵심 기능은 Frontier와 크게 다르지 않다. 버튼을 누르면 녹음이 시작되고, AI가 대화 내용을 요약하며 누가 말하고 있는지 식별을 시도한다. 본체가 큰 만큼 배터리 사용 시간도 Bee 측 주장으로는 "21일 이상"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Frontier의 3배에 달한다. Eclipse는 Silver, Midnight, Honey, Blush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100달러로, 아마존은 "곧 출시 예정"이라고만 밝혔을 뿐 정확한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Bee 측은 Eclipse 역시 다른 모든 Bee 기기와 마찬가지로 "녹음본을 저장하지 않으며, 누구도 이를 접근하거나 공유할 수 없고, 녹음을 시작할 때마다 통화 상대방의 동의를 받도록 안내한다"고 강조하며, "원터치 온오프와 눈에 보이는 표시등"을 프라이버시 설계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외형만 놓고 보면 Eclipse가 스마트폰에 자석으로 붙는 방식은 녹음 기기가 아니라 보조배터리로 오해하기 딱 좋아 보인다. 시중에는 Pocket, Plaud, Comu, Innaio, Ruune, Raycon 등 비슷한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들이 이미 존재하는데, 외형만으로 구분이 어렵다는 점은 이 제품군 전체가 안고 있는 숙제일 수밖에 없다.
월 11.99달러 Pro 구독, Alexa+와 아마존 장바구니까지 연동
Bee는 동시에 월 11.99달러짜리 Pro 구독 서비스도 선보였다. 무제한 최근 대화 요약, 할 일 제안, 일일 리뷰, 대화 템플릿 등의 기능을 제공하며, 신규 가입자는 30일 무료 체험이 가능하다. 기존 Bee 이용자들에 대해서는 창업자 Maria Zollo가 Engadget에 "감사의 의미로 지금 쓰고 계신 Bee 그대로 유지해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즉 초기 이용자들은 현재 누리는 모든 기능을 영구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Pro 구독에서는 두 가지 새로운 연동 기능도 함께 열린다. Amazon.com 계정을 연결하면 Bee가 대화 속에서 사용자가 언급한 구매 의사 물품을 감지해 추천 상품을 아마존 홈 화면과 Bee 앱에 띄워주고,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쇼핑 리스트를 자동 생성해준다. Alexa+를 연결하면 Echo나 다른 Alexa 기기에 직접 말을 걸어 Bee가 기록해둔 정보, 예를 들어 대화 요약, 할 일, 친구가 추천해준 책 목록 등을 물어볼 수 있어 굳이 스마트폰 앱을 열 필요가 없다. 아마존은 이 두 기능 모두 사용자가 직접 켜야만 작동하며, Alexa 기기는 음성 인식을 통해 질문하는 사람의 신원을 확인해 주변 사람이나 배우자가 몰래 정보를 엿보지 못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Bee는 Mac과 Windows용 데스크톱 앱도 함께 출시했는데, Pro 이용자는 PC에서 요약과 대화 기록을 확인하고 추가 전사 작업도 할 수 있으며 기능은 모바일 버전과 동일하다.
Bee는 9월 24일 공식 블로그 게시글에서 'Private Compute'라는 메커니즘을 언급하며 이를 "아마존과 Bee 자체도 접근할 수 없는 독립된 안전 연산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AWS Nitro System과 AWS Nitro Trusted Platform Module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공식 측은 이번에도 음성이 실시간으로 요약 처리된 직후 즉시 삭제되며 저장되지 않는다는 점, 사용자가 언제든 자신의 녹취록과 요약본을 삭제할 수 있다는 점, 암호화 키 역시 기기 단에서만 생성되고 제어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