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gwig〉이라는 곡명은 언뜻 동화 속 캐릭터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두 사람만 알던 연애 시절의 암호 같은 이름이다. Bloc Party의 보컬 Kele Okereke는 Pigwig이 과거 연인의 애칭이었다고 밝혔다. 영국 작가 Beatrix Potter가 그린 캐릭터 Pigling Bland의 짝에서 따온 이름으로, "당시 우리 둘 사이에서는 꽤 의미 있는 내밀한 농담이었다"고 말했다.

이 곡은 Bloc Party의 일곱 번째 정규 앨범 《Anatomy Of A Brief Romance》에서 공개된 네 번째 싱글로, 그전에 〈Coming On Strong〉, 〈Love Bombs〉, 〈Now We Can't Be Friends〉가 발표된 바 있다. 앨범은 9월 11일 Contagious Music을 통해 발매될 예정이며 총 14곡이 수록된다. Okereke는 앨범 전체 구성이 마치 회고록 같다고 표현하며, 지금까지 쓴 곡 중 가장 개인적인 작업이라고 밝혔다.

Okereke는 〈Pigwig〉이 "거대한 사랑에 사로잡혔다는 걸 깨닫는 순간, 마치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벌어진 일처럼 느껴지는 그 찰나"를 그린 곡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곡이 두 사람 관계가 가장 좋았던 시기, 바닷가로 떠난 작은 여행을 회상한다고 설명했다. "돌이켜보면 이 앨범에서 가장 달콤한 곡인 것 같다." 가사에는 "네 차를 타고 바다로 가/가는 길 내내 간식만 사 먹었지"라는 구절이 담겨 있고, 상대가 낡고 황폐한 해안선에 매료됐던 모습도 그려진다. "그는 콘크리트와 잿빛을 보는 걸 좋아했어/폐허 속에서 가장 행복해 보였지/그는 쇠락 그 자체와 사랑에 빠졌어."

Bloc Party新歌〈Pigwig〉藏著一個彼特兔式暱稱與一段回不去的夏天

로맨스와 붕괴를 나란히 배치하는 이런 작법은 앨범 전체의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Okereke는 지난해 NME와의 인터뷰에서 이 음반이 처음에는 '디스코 하트브레이크(disco heartbreak)'라는 키워드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큰 방향성이긴 했지만, 나중엔 전혀 다른 것으로 변했다. 당시 우리는 여섯 번째 곡을 쓰고 있었는데, 그마저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결국 이건 상심에 관한 앨범이다. 지금은 이 정도까지만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앨범은 전설적인 프로듀서 Trevor Horn이 제작을 맡았다. 그는 과거 Grace Jones, Pet Shop Boys, Frankie Goes To Hollywood 등과 함께 작업한 바 있다. Okereke는 Horn과의 협업 경험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들을 만든 사람이다.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지켜보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다. 50년 넘게 음반을 만들어온 사람이라 못 하는 게 없어 보였고, 모든 사람을 다 알고 있어서 누구에 대해서든 이야기를 하나씩 꺼낼 수 있었다."

〈Pigwig〉의 공식 뮤직비디오는 Laura Perrett이 감독과 디자인을 맡았으며, 2000년대 캠코더 영상 같은 질감으로 밴드의 라이브 연주 모습을 담아냈다.

《Anatomy Of A Brief Romance》는 2022년 《Alpha Games》 이후 Bloc Party가 선보이는 최신작이다. 밴드는 지난해 뛰어난 작품 활동을 인정받아 Ivor Novello 어워드에서 Outstanding Song Collection 부문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여름에는 Reading & Leeds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아이콘(icons)' 타임슬롯에 올라 대표곡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밴드는 영국 내 레코드숍 투어 일정을 추가로 발표했으며, 이후 Interpol과 함께 영국·유럽 공동 헤드라인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북미 일부 공연에서는 Muse의 오프닝 무대를 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