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i Sykes는 지금까지도 모를 수 있다. 무대 위에서 즉흥적으로 골라낸 그 '관객'이 사실은 다른 밴드의 보컬이었다는 사실을.

8월 14일, Bring Me The Horizon이 부다페스트 Sziget Festival 넷째 날 헤드라이너 무대를 3분의 2쯤 진행했을 때, 무대 위 가상 캐릭터 Eve는 늘 그랬듯 세상의 종말이 임박했다고 경고하며 관객 중 한 명이 밴드를 도울 '지원자'로 나서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녀의 말로는 인류의 운명이 "바로 이 사람 손에 달려 있다"고 했다. Sykes는 관중 속에서 인물을 찾기 시작했고, 앞으로 밀고 나오던 한 인영을 발견하고는 "이미 반쯤 나왔네"라고 무심코 말하며 그를 무대로 지목했다.

지목된 인물은 부다페스트 데스코어 밴드 The Southern Oracle의 보컬 Barni Kókai였다. Sykes가 당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후 벌어진 일은 그 어떤 각본보다 흥미로웠다. 무대에 오른 Kókai는 BMTH의 2006년 곡 〈Pray For Plagues〉를 완창했다. 이 곡은 밴드의 데뷔 앨범 《Count Your Blessings》의 오프닝 트랙이자, 이번 투어에서는 처음으로 연주된 곡이었다.

The Southern Oracle의 드러머 Balint Milei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이렇게 썼다. "저게 우리 밴드 보컬이 그 빌어먹을 Bring Me The Horizon이랑 같이 무대에 선 거야. 진짜 자랑스럽다, 친구야." The Southern Oracle은 2009년 세게드(Szeged)에서 결성됐으며, 원래 이름은 Slaughter At The Engagement Party였다. 현재까지 앨범 6장을 발표했고, 최신작 《HUNT WHAT YOU FEAR》는 지난해 12월 발매됐다.

이날 공연 자체도 묵직한 연출로 채워졌다. 붉은 벨벳으로 감싼 높은 무대, 촘촘하게 터지는 파이로 효과, 그리고 스크린에는 Sykes와 관객들의 얼굴 위로 악마의 형상이 겹쳐졌다. 이날 셋리스트에는 〈Dehumanized〉(이번 투어 첫 공연곡), 〈DArkSide〉, 〈Kingslayer〉부터 앙코르곡 〈Doomed〉와 〈Throne〉까지, 밴드의 여러 시기를 아우르는 곡들이 포함됐다.

〈Pray For Plagues〉의 귀환은 우연이 아니다. BMTH는 지난달 맨체스터 BEC Arena에서 《Count Your Blessings》 전곡을 두 차례 연주한 바 있는데, 이는 이 앨범의 첫 전곡 공연이었다. 또한 올해 6월에는 이 앨범의 재녹음 버전을 발매하기도 했다. 당시 Sykes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 음반은 지금 밴드가 하고 있는 스타일처럼 들려서는 안 됐다. 2006년 그 사운드를 가장 좋은 버전으로 담아내야 했다." 우연히 동종업계 보컬과 마주친 이날 밤은, 어떤 의미에서 밴드가 스스로 되돌아보고 있던 그 원점과 정확히 맞닿아 있었다.

Sziget Festival 넷째 날에는 Nia Archives, Sigrid, Rose Gray, Skepta, Peggy Gou의 공연도 함께 열렸다. 페스티벌 마지막 날에는 Jorja Smith, Zimmer90, Skrillex, Soulwax가 헤드라이너로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