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은 옷을 통일하는 색을 넘어 어깨선과 가죽의 광택, 신체 비례를 더 또렷하게 드러낼 수 있다. 준지는 2026년 10월 27일 삼성물산을 통해 디페스타 디 오리진 의상 협업을 알렸다. 아홉 팀, 총 48명의 K팝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전시는 사진과 영상, 패션과 미술을 하나의 감상 틀에 놓는다. 서울 전시는 10월 23일 시작해 11월 30일까지 이어지며, 이번 새 발표는 의상이 전체 예술 프로젝트에 어떻게 들어가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무대의 색이 물러나면, 실루엣이 앞에 선다
참여 명단은 G-DRAGON, BTS, Stray Kids, TOMORROW X TOGETHER, aespa, ENHYPEN, IVE, RIIZE, CORTIS다. 전체 콘셉트는 알을 깨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파각으로, 아티스트들의 처음 꿈과 다음 가능성을 돌아본다. 관객이 보는 것은 이들이 제작에 참여한 이미지와 작품이다. 입장하면 본인을 만날 수 있다는 보장도, 아홉 팀의 현장 공연을 묶은 음악 축제도 아니다.
준지는 익숙한 블랙을 사용해 초상 안에서 옷이 여러 색으로 시선을 다투지 않게 한다. 공식 발표는 가죽의 재해석, 정교한 재단, 성별과 형태의 경계를 넘는 조합을 주요 요소로 든다. 색이 줄어들면 목둘레의 열림과 닫힘, 어깨의 부피, 소매와 몸판의 관계가 차이를 읽는 단서가 된다. 옷은 배경에 머물지 않고 인물의 자세와 존재감을 만드는 데 참여한다.
아우터 위에 아우터, 비례를 이미지로 옮기기
이번 협업은 겉옷 위에 겉옷을 겹치는 연출을 특히 설명하며 절제된 선과 부풀린 형태를 대비시킨다. 모두가 그대로 입는 유니폼이 아니라, 익숙한 아이템 사이의 낯선 관계로 상체의 시각적 중심을 바꾸는 방식이다. 스트리트웨어를 즐겨 본다면 바깥옷의 길이와 어깨너비, 안팎 소재를 먼저 비교하는 편이 단순히 아티스트와 같은 제품을 찾는 것보다 준지의 디자인 언어를 읽기 쉽다.
공식 전시장 사진에는 흰 벽에 나란히 놓인 흑백 초상과 전신 이미지 옆 대형 화면이 보인다. HUES OF BLACK 벽면 표기와 액자, 여백은 한 사람의 얼굴과 벽 전체의 군상 사이에서 감상 척도를 바꾼다. 화면 속 인물은 흐르는 계단 같은 흰 공간에 놓인다. 전시 이미지와 실제 전시장이 결합된 장면이므로 영상 속 조형 공간이 모두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실물 세트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KANON NO.48과 HUES OF BLACK 표기가 초상 벽으로 이어지는 전시장.나란한 흑백 초상으로 얼굴과 목둘레, 어깨선을 함께 보여준다.
서울 전시장과 입장 전 확인할 사항
장소는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10 IFC몰 L3 노스아트리움의 MPX 갤러리다. NOL 일반권은 32,000원이며 매일 11:00~20:40 운영하고 입장 마감은 19:00이다. 다만 발권은 18:50에 끝나며 온라인 구매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안내는 전시 관람 1시간과 컬렉션 숍 30분으로 이용 시간을 나눈다. 저녁에 방문한다면 폐관 시각만 보고 도착 시간을 계산할 수 없다.
NOL 공식 예매 페이지는 현금 없는 운영, 온라인 예약 후에도 대기할 수 있다는 점, 전시장 내 영상 촬영 금지와 허용 구역에서만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는 조건도 밝힌다. The Encounter 이후에는 사진과 영상 모두 금지다. 삼성물산은 2027년 1월 도쿄를 시작으로 다른 도시 순회를 계획하지만, 아직 발표되지 않은 장소와 예매에 서울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옷과 영상 모두에 관심 있다면 스타 이미지를 소재와 재단, 전시 규모로 나누어 읽는 기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