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 끝나고 조명이 채 꺼지기도 전, Massive Attack 멤버 전원이 경찰에 연행돼 각각 따로 조사를 받았다. 여권은 일시적으로 압수됐고, 일부 멤버의 호텔 방은 수색까지 당했다. 이는 소문으로 떠도는 국경 검문 이야기가 아니라, 싱가포르 당국이 록 콘서트에 실제로 취한 조치다.

사건은 7월 29일 싱가포르 State Theatre에서 벌어졌다. 밴드가 8월 2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성명에 따르면, 공연 전후로 관객석 상당수가 자발적으로 “Free Palestine”을 외쳤고, 밴드 역시 무대 위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었다. 바로 이 행동이 싱가포르 당국이 Massive Attack의 재입국 공연을 금지한 이유가 됐다.

싱가포르 내무부가 이런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에도 내무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된 물품을 착용하거나 전시하지 말 것을 국민에게 권고하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이유는 “서로 다른 인종과 종교 간의 평화를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으며, 허가나 예외 없이 외국의 국가 상징물을 공개적으로 전시하는 행위는 이미 현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Massive Attack은 성명에서 솔직하게 말했다. “157개국이 승인한 주권국가(팔레스타인)의 국기를 흔드는 것이 어떤 법률 위반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밴드는 이번 경험을 “비현실적”이라 표현하면서, 동시에 자국인 영국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영국에서는 정치 성향을 막론하고 반대 목소리가 나왔음에도, 손으로 쓴 팻말을 들고 집단학살에 항의하던 평화 시위대가 여전히 테러방지법으로 체포되고 있다는 것이다.

Massive Attack이 자신들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멤버 Robert Del Naja는 런던에서 열린 Palestine Action 지지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됐다. 이 단체는 영국에서 이미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상태였고, Del Naja는 당시 체포된 500명 중 한 명이었다. 사진 속 그는 “나는 집단학살에 반대하며, Palestine Action을 지지한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Del Naja와 또 다른 멤버 Grant Marshall은 No Music for Genocide 캠페인의 초기 참여자이기도 하다. 이 캠페인은 뮤지션과 레이블들에게 이스라엘 지역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지리적으로 차단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성명 말미에서 밴드는 싱가포르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싱가포르 정부가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을 비준해 국민들이 국가의 기소 위협 없이 양심에 따라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명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우리가 말했듯이… Free Palest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