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웨이에 스니커즈가 등장하는 건 흔한 일이지만, 존재감이 거의 없다는 점은 흔치 않다. 바로 이것이 mfpen x New Balance 992가 노린 지점이다. 이 신발은 코펜하겐 패션위크에서 열린 mfpen 10주년 SS27 "Deadlines" 컬렉션 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단독 발표회도 없었고, 시선을 끄는 컬러웨이도 없었다. 그저 모델과 함께 런웨이를 끝까지 걸으며 바짓단 아래 조용히 자리했을 뿐이다.


베이스가 된 실루엣은 New Balance가 2006년 선보인 Made in USA 992로, 탄탄한 만듦새로 유명한 클래식 모델이다. mfpen은 그 골격은 건드리지 않은 채, 브랜드 특유의 미니멀한 테일러링 사고를 갑피 위에 겹쳐 올렸다. 그레이 스웨이드와 메시를 메인 톤으로 삼고, 톤온톤 레이어드 패널링으로 992 특유의 층 구조를 강조했다.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더했다기보다는, 수트 원단을 다루는 논리를 신발에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인상이다. 아이보리 미드솔과 반사 디테일이 이 신발에서 거의 유일하게 눈에 띄는 부분이며, 그 외에는 그저 조용히 제자리를 지키며 내장된 ABZORB SBS 쿠셔닝 기술과 함께 신발 본연의 역할을 다한다.
캐주얼과 포멀의 경계를 탐구하는 "Deadlines"를 주제로 한 쇼에서 이런 절제된 마무리는 오히려 설득력을 갖는다. 신발이 굳이 주인공이 되지 않아도, 전체 스타일링 논리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 mfpen x New Balance 992는 2027년 3월 출시 예정이며, 가격과 구체적인 발매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