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재킷과 스노우부츠로 시작한 회사가 이제는 젤리 샌들을 팔게 됐다. 파자르 캐나다(Pajar Canada)는 브라질 신발 브랜드 멜리사(Melissa)의 미국 시장 모회사인 그렌데네 글로벌 브랜즈 USA(Grendene Global Brands USA)를 360만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거래로 63년 역사를 지닌, 추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캐나다 기업이 처음으로 여름·해변·플라스틱 감성으로 유명한 브랜드를 전면적으로 맡게 됐다.

사실 두 회사가 처음 손을 잡는 건 아니다. 2025년 6월, 그렌데네는 이미 파자르에 이파네마(Ipanema), 카르타고(Cartago), 자시(Zaxy), 라이더(Rider), 아잘레이아(Azaleia), 코파카바나(Copacabana) 등 6개 브랜드의 북미 독점 유통권을 넘긴 바 있다. 당시 계약에는 멜리사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범위는 캐나다에 한정됐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까지 더해지면서, 파자르는 앞으로 멜리사와 미니 멜리사(Mini Melissa)의 미국 내 유통 및 사업 관리를 전면적으로 담당하게 된다.

파자르 캐나다의 미셸 골버트(Michel Golbert) 대표는 성명에서 "멜리사를 파자르 패밀리에 합류시키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 멜리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인지도 높은 신발 브랜드 중 하나다. 그렌데네로부터 신뢰를 받아 미국에서 멜리사와 미니 멜리사를 대표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파자르 입장에서 이번 거래의 의미는 단순히 브랜드 하나를 추가로 대리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했던 절반의 사업을 채우는 데 있다. 파자르의 제품 라인은 오랫동안 가을·겨울에 집중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멜리사를 확보하면서 봄·여름 제품군의 공백을 한 번에 메우게 됐다. 2년 전에도 파자르는 캐나다 스노우부츠 브랜드 코거(Cougar)를 인수한 바 있어, 이런 확장 행보가 처음은 아니다.

그렌데네는 1971년에 설립되어 매년 약 100만 켤레에 가까운 신발을 생산하며, 판매망은 100개국 이상에 걸쳐 있다. 파자르는 5대째 이어져 온 가족 기업으로, CEO 자크 골버트(Jacques Golbert)와 각각 대표·부대표를 맡고 있는 두 아들 마이클(Michael), 데이비드(David)가 함께 경영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어떤 의미에서, '장기적인 사업'을 강조하는 두 가족 기업이 서로의 기반을 다시 한번 겹쳐 쌓은 셈이다.

거래 완료 후 멜리사의 미국 시장 내 향후 가격 정책, 유통망 구성, 출시 시점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