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30년 가까이 묻혀 있던 건반 선율에 다시 피와 살이 붙었다. Placebo는 9월 28일, 포르투갈 포르투의 Super Bock Arena에서 30주년 투어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신곡 〈Helen Keller〉를 공개했다. 이 곡의 뼈대는 1996년 동명의 데뷔 앨범 시기에 만들어졌으나 정식으로 공개된 적 없던 숨겨진 인스트루멘털 곡 〈H.K. Farewell〉에서 가져온 것이다.
〈Helen Keller〉는 올해 초 런던에서 녹음되었으며, Placebo 자신과 Adam Noble이 공동으로 프로듀싱을 맡았고, 믹싱 역시 Noble이 담당했다. 〈H.K. Farewell〉 특유의 유령 같은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되었지만, 곡 전체는 훨씬 더 무겁고 고통스러운 록 사운드로 발전했다. 보컬 Brian Molko는 이렇게 설명했다. "〈H.K. Farewell〉의 피아노 선율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새로운 록 곡이며, 역사상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 중 한 명의 이름을 붙였다." 그가 말한 Helen Keller는 어린 시절 시력과 청력을 모두 잃었지만 훗날 미국의 저명한 작가이자 장애인 권익 운동가로 활동한 역사적 인물이다.
이번 싱글은 밴드가 올해 데뷔 앨범 30주년을 기념해 진행해온 일련의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다. 올해 6월, Molko와 Stefan Olsdal은 오리지널 마스터 테이프로 돌아가 1996년 앨범에 수록된 10곡 전곡을 다시 손보았고, 〈Drowning By Numbers〉와 〈H.K. Farewell〉까지 포함해 《Placebo RE》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밴드는 이 작업을 "감독판(director's cut)"이라 표현하며, 지난 30년간의 라이브 공연 경험을 녹음에 다시 불어넣으면서도 원작의 정신은 그대로 지키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그들은 리마스터 버전의 〈Bruise Pristine〉과 〈Lady Of The Flowers〉를 예고편 격으로 먼저 공개한 바 있다.
포르투에서의 오프닝 공연은 1996년 《Placebo》와 1998년 《Without You I'm Nothing》 수록곡만으로 채워질 예정이며, 그중에는 20년 넘게 라이브로 연주된 적 없는 곡들도 포함되어 있다. 투어는 이후 유럽 여러 도시를 거쳐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영국과 아일랜드에 상륙, 노팅엄·글래스고·더블린·맨체스터·런던·카디프를 순회할 예정이다. 밴드의 가장 최근 신작 앨범은 여전히 2022년 발매된 《Never Let Me Go》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