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단은 5일간 심리를 거쳐 최종적으로 2달러라는 숫자를 내놓았다. 200만 달러도, 2억 달러도 아닌, 정확히 2달러였다.
이는 퀄컴과 Arm 사이 수년째 이어져 온 소송전의 최신 라운드다. 델라웨어 배심원단은 Arm이 퀄컴과의 아키텍처 라이선스 계약(Architectural License Agreement)을 위반했으며, 그 방식은 소프트웨어 패치와 설계 도구를 보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배심원단은 또한 Arm이 퀄컴과 Meta 간의 한 사업 거래를 고의로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퀄컴은 앞서 Arm이 2024년 Bloomberg News에 퀄컴이 라이선스 계약을 위반했다는 정보를 흘렸으며, 당시 퀄컴과 Meta의 거래가 막 성사되려던 시점에 이 소식이 터지면서 거래가 지연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배심원단은 퀄컴이 제기한 나머지 네 가지 주장에서는 Arm의 손을 들어줬다. 즉, 이번 결과는 양측 모두에게 절반의 승리인 셈이다. 퀄컴은 두 가지 주장에서 승소했지만 각각 단 1달러씩만 배상받았고, Arm은 나머지 네 가지 주장에서 승소했다.
양사는 이후 각각 성명을 내고 한목소리로 이번 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Arm은 성명에서 "퀄컴이 라이선스 계약에 따른 수십억 달러 규모의 로열티 권리를 Arm으로부터 박탈하려는 의도로 이 소송을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배심원단의 평결은 Arm이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이행해왔음을 입증했으며, 단 2달러에 불과한 배상금 역시 Arm의 주장이 정당했음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반면 퀄컴의 입장은 '계약 위반'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퀄컴은 배심원단이 Arm이 오랫동안 유지돼온 ALA 계약을 위반했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고의로 퀄컴의 사업을 방해했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 퀄컴은 이어 이번 결과가 "앞선 법원 판결에서의 승리와 더불어" Arm이 퀄컴과 그 생태계에 타격을 입히려 했던 더 큰 의도를 드러낸다고 덧붙였다.
두 회사의 갈등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rm은 퀄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발단은 퀄컴이 Arm 기술 라이선스를 동일하게 보유하고 있던 Nuvia를 인수한 것이었다. Arm은 당시 퀄컴이 Nuvia의 라이선스를 이전받는 데 필요한 허가를 받지 않아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작년 퀄컴은 법원이 Arm의 남은 청구를 기각했다고 발표하며 이를 "완전한 승리"라고 밝힌 바 있다. Thurrott 보도에 따르면, 바로 그 소송의 증거개시 과정에서 드러난 정보와 Arm의 르네 하스(Rene Haas) CEO가 법정 증언에서 밝힌 내용이 계기가 되어 퀄컴이 반대로 Arm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2달러의 배상금이 이번 소송의 끝은 아니다. 미국 연방지방법원의 메리엘렌 노레이카(Maryellen Noreika) 판사는 현재도 양측 간의 다른 몇 가지 미해결 쟁점을 심리 중이다. 만약 노레이카 판사가 최종적으로 퀄컴의 손을 들어준다면, 퀄컴은 Arm에 5년간 지급해온 로열티 지급을 중단할 수 있게 될 수도 있다. Arm 측은 이 금액이 수십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Arm은 라이선스 계약에 명시된 해당 조항이 법적으로 집행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