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금요일 비트코인은 62,866.62달러로 마감했으며, 나스닥100과 S&P500 지수 역시 큰 변동 없이 잔잔했다. 정작 크게 구멍이 뚫린 건 '토큰화' 스토리에 베팅한 종목들이었다.

Bullish(BLSH)는 장중 한때 8% 가까이 급락하며 이번 주 초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얻었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CoinDesk를 함께 보유한 이 암호화폐 플랫폼은 토큰화 증권 발행 및 운영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자 이전대행기관 Equiniti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기반이 채 완성되기도 전에 주가부터 무너졌다. 블록체인 대출 플랫폼 Figure(FIGR) 역시 목요일 장중 고점 대비 약 9% 하락했다.

Coinbase(COIN)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하락폭을 보이며 약 2% 떨어진 148.45달러에 마감했다. 이 거래소는 자체 토큰화 주식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며 해외 거점으로 아부다비를 선택한 상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Circle(CRCL)은 4% 가까이 하락한 71.28달러로 마감했다. Circle이 보유한 약 30억 달러 규모의 토큰화 국채 상품 USYC 역시 이번 악재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낙폭이 가장 컸던 곳은 BlackRock의 토큰화 파트너이자 토큰화 국채 펀드 BUIDL의 발행사인 Securitize(SECZ)였다. 장중 한때 5% 하락했다가 이후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는데, 이는 실적 부진 여파로 목요일 하루에만 27% 폭락했던 저점에서 다소 반등한 수준이다.

타격을 입은 건 상장 주식뿐만이 아니다. Uniswap의 네이티브 토큰 UNI는 지난 24시간 동안 7% 하락하며 CoinDesk 20 지수 구성 종목 중 주간·일간 기준 모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혁신 면제'가 원래 탈중앙화 거래 플랫폼의 증권 거래 규제를 완화해줄 것으로 시장이 기대했던 만큼, 이 길마저 막혀버린 셈이다.

Clear Street가 바라본 이번 지연 사태

이번 사태의 발단은 목요일 밤 CoinDesk의 보도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시장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혁신 면제'를 추가로 연기한다는 내용으로, 이 면제는 기업들이 토큰화 증권을 발행하는 문턱을 낮춰줄 핵심 조치로 여겨져 왔다. 백악관과 월가는 이 제안의 법적 근거와 시장에 미칠 영향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계획이 계속 미뤄지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SEC가 금요일 개최 예정이었던 회의도 취소됐는데, 이 회의는 암호자산이 관련된 특정 투자계약에 대해 맞춤형 발행 규정을 마련할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Clear Street의 상무이사 겸 수석 애널리스트 Owen Lau는 이번 지연을 'speed bump(과속방지턱)'라고 표현했다. 토큰화로 가는 길에 파인 웅덩이일 뿐, 차가 완전히 멈출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Coinbase와 Bullish 모두 여전히 토큰화 주식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며,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 역시 24시간 거래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짜 변수는 규제 당국이 어떤 속도로 승인을 내줄지에 달려 있으며, 특히 CLARITY 법안과 SEC의 법적 권한 자체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번 연기가 전체 도입 곡선을 더 길게 늘어뜨릴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