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대형 스크린에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니어:오토마타》 속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순간, 더 위켄드 곁에는 1995년 〈잔혹한 천사의 테제〉를 처음 부른 다카하시 요코가 함께하고 있었다. 9월 19일 사이타마 벨루나 돔 공연에서 그는 신곡 〈Tokyo〉를 처음 공개했는데, 이 곡에는 애니메이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주제가로 꼽히는 이 곡의 일부가 샘플링됐다.
본명 아벨 테스파예(Abel Tesfaye)로 알려진 더 위켄드는 이번 공연을 '애프터 아워스 틸 던(After Hours Til Dawn)' 투어의 아시아 첫 무대로 치렀다. 〈Tokyo〉 공연이 끝난 뒤, 다카하시 요코는 이어서 〈잔혹한 천사의 테제〉를 솔로로 열창했고 테스파예는 무대 위에서 반주를 맡았다. 공연 후 그는 SNS에 영상을 올리며 "Presented by YOKO TARO ft. YOKO TAKAHASHI"라는 문구를 남겼다. 요코 타로는 《니어》 시리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이번 공연의 비주얼 연출을 담당했다.
〈Tokyo〉는 9월 20일 사이타마 두 번째 공연에서도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 두 공연은 '애프터 아워스 틸 던' 투어 아시아 후반 일정의 시작으로, 이후 자카르타(9월 26일, 27일)를 거쳐 싱가포르, 서울, 방콕, 홍콩 순으로 이어지며 11월 4일 쿠알라룸푸르 공연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이번 곡은 테스파예가 올해 무대에서 처음 공개한 두 번째 미발표 신곡이다. 지난 4월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아니타(Anitta)와 함께 〈Rio〉를 부르며 댄서와 불꽃놀이가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였고, 당시 애니메이션 단편은 일본 감독 미이케 다카시가 연출을 맡았다.
신곡이 잇달아 공개되는 시점도 눈길을 끈다. 테스파예는 2025년 앨범 《Hurry Up Tomorrow》로 'After Hours' 3부작을 완결한 뒤 더 위켄드라는 이름을 은퇴시킬 뜻을 여러 차례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자신이 "모든 도전을 다 극복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스톡홀름 공연에서는 태도를 바꿔 관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이 일을 너무 사랑해서 그럴 수가 없어요. 은퇴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겪어봤는데, 그 느낌이 싫더라고요. 저는 여러분과 영원히 함께할 거예요." 이번 주 《GQ 홍콩》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대로 멈추면 어떨까 생각해본 적도 있어요. 하지만 그 영감들을 그냥 흘려보내는 게 얼마나 아까운 일인지 깨달았죠. 그런 일이 일어나게 둘 수는 없어요. 은퇴가 어떤 건지 경험해봤는데, 저랑은 안 맞더라고요.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영광이에요. 이보다 더 나은 일은 없어요."
2022년 시작된 '애프터 아워스 틸 던' 투어는 지금까지 남성 솔로 아티스트 투어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올여름에는 코펜하겐에서 유럽 일정을 시작해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이틀 연속 공연을 펼쳤고,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는 닷새 연속 매진 공연을 완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