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자산 7조 달러가 넘는 스위스 은행 UBS가 최신 분기 13F 보고서에서 눈길을 끄는 숫자를 남겼다. 보유 중인 BlackRock 비트코인 ETF IBIT 콜옵션(call option) 포지션이 3월 말 8만 주에서 6월 30일 195만 주로 폭증하며 24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같은 문서에서 UBS의 IBIT 직접 보유 주식 수도 364,371주에서 407,890주로 약 12% 증가했으며, 시가총액은 약 1,360만 달러다. 반면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put option) 포지션은 303,300주에서 143,300주로 약 53% 급감하며 반토막이 났다.
이 세 가지 숫자만 놓고 보면 이야기는 단순해 보인다. UBS가 비트코인에 대해 강세를 보이며 콜옵션은 폭증하고, 풋옵션은 줄고, 현물 보유도 늘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고서 자체에는 행사가(strike price)와 만기일(expiration)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이 두 정보야말로 옵션 포지션이 방향성 베팅인지 순수한 헤지 수단인지를 판단하는 핵심 열쇠다.
다시 말해, 이 195만 주의 콜옵션은 UBS가 비트코인 상승을 낙관하는 자기자본 포지션일 수도 있고, 마켓메이커가 고객 거래를 헤지하기 위한 것이거나 프라이빗 뱅킹 고객을 대신해 집행한 주문일 수도 있다. CoinDesk 보도 역시 같은 문제를 지적한다. 이 문서만으로는 UBS의 순 방향성 노출이 실제로 강세인지 약세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24배라는 숫자에 가려지기 쉬운 또 다른 디테일이 있다. UBS의 현재 407,890주 직접 보유량은 사실 작년 4분기 보고된 548,614주보다 여전히 적다. 시간을 길게 놓고 보면 UBS의 비트코인 현물 포지션은 계속 늘어난 게 아니라 먼저 줄었다가 다시 늘어난 것이며, 현재는 작년 말 수준의 70%대 정도밖에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 노출 확대는 UBS가 올해 초부터 일부 스위스 프라이빗 뱅킹 고객을 위해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거래 서비스를 준비해온 배경 속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옵션 포지션 변화가 이 고객 서비스 준비 과정에서 직접 비롯된 것인지에 대한 설명 역시 빠져 있다. 이 부분도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
24배라는 숫자는 사실이지만, 방향성은 공백이다. 이것이 바로 13F 보고서가 갖는 흔한 한계다. 포지션 크기의 변화는 볼 수 있지만, 그 동기와 베팅 방향은 볼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