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이 기브니보다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머스크는 9월 9일 X에 이렇게 적었다. 자신의 전기 다큐멘터리 '머스크(Musk)'를 연출한 감독을 향한 발언이었다. 이 한 마디만으로도 영화가 어떤 색깔일지 짐작이 간다.
'머스크'는 상영시간이 거의 4시간에 달하며 중간에 10분간 휴식 시간이 배치되어 있다. 연출은 알렉스 기브니(Alex Gibney) 감독이 맡았다. 기브니의 필모그래피는 하나같이 논쟁적인 소재로 채워져 있다. 엔론 사태를 다룬 '엔론: 세상에서 제일 잘난 놈들(Enron: The Smartest Guys in the Room)', 사이언톨로지 교회를 파헤친 '고잉 클리어: 사이언톨로지와 믿음의 감옥(Going Clear: Scientology and the Prison of Belief)'을 만들었고, 엘리자베스 홈즈를 다룬 작품과 미국의 대테러 전쟁 속 고문 논란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연출한 바 있다. 이런 감독에게 머스크를 맡겼다는 것 자체가 방향성을 말해준다. 결코 찬양 일색의 이미지 영화는 아닐 거란 뜻이다.
영화는 머스크가 주도한 정부효율부(DOGE), 그와 MAGA 운동 간의 끈끈한 유착, 번번이 무산된 기술 비전, 그리고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과 관련된 사고들을 다룬다. 또한 그동안 인터넷 변두리에서만 떠돌던 한 가지 주장도 정면으로 파고든다. 머스크가 자신의 스타링크(Starlink) 위성 네트워크를 이용해 2024년 미국 대선에 손을 대고 트럼프의 승리를 도왔는지 여부다. 이 주장이 수면 위로 떠오른 계기는 머스크의 전 연인 애슐리 세인트클레어(Ashley St. Clair)가 공개한 문자 메시지였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메시지에서 머스크는 "매트릭스 속 이상현상(an anomaly in the matrix)"을 이용해 선거 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고 한다. 이런 방식이 기술적으로 실제 가능한지는 아직 증거가 없지만, 해당 문자가 머스크가 보낸 것이라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정작 머스크 본인은 이 영화를 전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눈치다. 그는 기브니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X에서 직접적으로 독설을 퍼부으며 그를 "이미 오래전에 정신줄을 놓은 속 좁은 늙은이(a bitter old man who lost the plot long ago)"라 칭하는가 하면 "성실함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형편없는 인간"이라고 비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머스크'는 현재 로튼토마토에서 100%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영화는 10월 9일 일부 극장에서 선공개된 뒤 10월 16일 상영관을 확대할 예정이며, 배급은 블리커 스트리트 미디어(Bleecker Street Media)가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