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한 대와 바람에 떠오르는 파란 천, 관람객이 넣은 투표용지가 미술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도쿄도현대미술관은 2027년 2월 6일부터 5월 16일까지 ‘한스 하케: 인포메이션 플로’를 열어 60년이 넘는 작업을 통해 이 질문을 다룬다. 작가의 아시아 첫 대규모 회고전이며, 아직 내년 전시를 예고하는 단계다. 도쿄 미술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일정을 먼저 표시해둘 만하다.
응결하는 물방울로 읽는 변화하는 작품
하케는 환경을 작품의 공동 제작자처럼 다룬다. ‘Condensation Cube’(1963–65)는 투명 아크릴 상자 안의 물이 전시장 기후에 따라 증발하고 응결하게 하며, ‘Blue Sail’(1964–65)은 선풍기로 천을 움직인다. 기하학적 외형뿐 아니라 같은 재료가 공기와 시간에 따라 다른 상태를 보인다는 점이 핵심이다. 미니멀 가구나 설치 디자인에 익숙한 독자에게도 사물에서 관계로 시선을 옮기는 계기가 된다.
‘Condensation Cube’(1963–65)는 수분과 주변 환경에 따라 변한다.‘Blue Sail’(1964–65)은 선풍기로 파란 천을 계속 움직인다.
‘Grass Grows’(1967–69)는 식물의 성장을 작품에 포함하고, ‘News’(1969/2008)는 계속 갱신되는 뉴스를 프린터로 출력해 종이 더미로 만든다. 함께 살펴보면 정보와 생명 모두 흐름, 축적, 변화의 리듬을 지닌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기사에 실린 잔디 사진은 1969년 코넬대학교 ‘Earth Art’ 전시 기록으로, 아직 열리지 않은 도쿄 전시장이 아니다. 역사적 이미지는 작품 이해를 돕지만 이번 전시의 사전 현장 사진과는 구별해야 한다.
‘Grass Grows’(1967–69)의 1969년 코넬대학교 Earth Art 전시 기록.
미술관의 작동 방식과 관객의 선택
1936년 독일 쾰른에서 태어난 하케의 관심은 자연에만 머물지 않는다. 전시는 그가 경비와 설치 업무를 맡았던 1959년 도큐멘타 2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시작한다. 카메라는 직원과 관객에게도 향했다. 미술관을 조용한 전시 용기가 아니라 노동, 제도, 사회적 관계로 유지되는 현장으로 바라본 시선은 이후 정치와 경제, 문화기관을 향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관객 참여도 주요한 축이다. ‘MoMA Poll’(1970)은 투표를 통해 개인의 입장을 전시장 안에 드러냈으며, 이번에는 관람객 투표 연작의 새로운 도쿄 버전이 소개된다. 독일 연방의회 정원 작업 ‘DER BEVÖLKERUNG’은 변화 과정을 기록과 아카이브로 보여주는 것으로, 정원 전체를 도쿄로 옮기는 것이 아니다. 역사를 돌아보면서 동시에 지금 관객의 답변도 작품의 일부가 되는 전시다.
‘MoMA Poll’(1970)의 201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전시 기록.
2027년 도쿄 전시 일정과 요금, 휴관일
장소는 도쿄도현대미술관 기획전시실 3층이며 주소는 고토구 미요시 4-1-1이다. 관람 시간은 10:00–18:00, 마지막 입장은 17:30이다. 월요일은 휴관하지만 3월 22일과 5월 3일은 개관하고, 3월 23일과 5월 6일에는 쉰다. 일본 봄 공휴일에 걸친 여행이라면 고정적인 월요일 휴관만 기준으로 삼지 말고 예외 날짜까지 확인해야 한다.
요금은 일반 2,300엔, 65세 이상 1,600엔, 대학생·전문학교생 1,500엔, 중고생 920엔이며 초등학생 이하는 무료다. 2027년 3월 2일부터 4월 4일까지는 18세 이하가 나이 증빙을 제시하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 입장권에는 2월 20일부터 열리는 MOT 컬렉션 관람도 포함된다. 자세한 조건은 미술관 전시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정과 참여 방식을 이해한 뒤 작품이 일상의 시스템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살피면, 인증 사진 한 장을 넘어서는 발견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