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풍경은 캔버스에만 그려지는 것이 아니다. 나무판과 조개껍데기의 광택 사이에서도 떠오를 수 있다. 한국 작가 김덕용의 개인전 《Where Grain Becomes Light》가 2026년 10월 15일 홍콩 Soluna Fine Art에서 개막해 11월 28일까지 열린다. 이 갤러리와 함께하는 세 번째 개인전으로, 나무와 자개, 복합재료를 주요 언어로 삼는다. 창과 바다, 책과 기물이 재료를 바라보는 출발점이 된다.
전시장부터 보기: 창, 바다, 책은 어떻게 이어질까?
공식 전시장 사진에는 흰 벽 중앙에 나무 창틀과 바다 풍경을 담은 작품이 걸려 있고, 화면 아래에는 펼친 책 한 권이 놓여 있다. 갈색 창틀은 나무의 묵직한 느낌을 남기고, 창밖은 옅은 파랑에서 짙은 바다로 이어진다. 양옆 작품도 창과 흰 기물의 이미지를 이어 간다. 세 면의 벽을 함께 보면 창은 그림 속 구조인 동시에 관람자가 볼 수 있는 풍경의 범위를 정한다. 바깥을 보게 하는 부분도, 실내 사물에 시선을 머물게 하는 부분도 있다.
다른 사진에서는 분홍, 초록, 짙은 회색, 코럴 색의 평면 네 점이 구상적인 창가 풍경과 나란히 놓인다. 창틀이라는 단서가 없을 때는 가로로 반짝이는 결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바다 풍경으로 돌아오면 비슷한 작은 빛이 수면처럼 보인다. 무엇을 그렸는지 먼저 알아본 뒤, 한 걸음 물러나 재료가 표면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보는 두 가지 감상법을 현장에서 비교할 수 있다. 사진은 한 조명 각도의 기록이므로 시점을 옮길 때 달라지는 반사를 대신하지는 못한다.
네 가지 색의 빛나는 평면과 창가 바다 풍경을 나란히 놓아 재료의 결과 구상적 구도를 비교하게 한다.붉은 기가 도는 작품의 가로 반짝임이 전시장 조명 아래서 명암의 층을 드러낸다.
자개와 나무판이 시간을 표면에 드러내다
전시 목록의 《Borrowed Scenery – Light and Grain》은 2026년 작으로, 나무에 자개와 복합재료를 사용했으며 크기는 160×140cm다. 《The Time of Light》는 2025년 작, 80×120cm다. 제작 연도와 비례, 재료는 단순히 반짝인다는 표현보다 구체적인 관찰의 단서가 된다. 크기를 몸의 척도로 바꾸어 생각하면 전자는 커다란 창에 가까운 시야, 후자는 더 가로로 펼쳐진 시야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런 다음 테두리와 내부 공간의 배치를 다시 볼 수 있다.
김덕용은 1961년 한국 순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회화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다. 갤러리는 ‘자생지미(自生之美)’를 통해 그의 재료, 기억, 계승의 관념을 연결하며, 이는 전시를 읽는 하나의 큐레이토리얼 관점이다. 전시장 다른 한쪽의 흰 기물과 쌓인 책은 더 직접적인 출발점이 된다. 익숙한 윤곽과 책등의 배열이 나무색과 빛나는 표면으로 재구성되며, 일상 사물은 이미지이자 재료로 함께 존재한다.
기물과 쌓인 책을 다르게 배열해 일상 사물과 기억이라는 주제를 이어 간다.
셩완 방문 안내: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개관
관람할 때는 전체를 본 다음 한 작품의 결에 가까이 다가가고, 다시 다른 벽에서 색조를 비교해 볼 수 있다. 바다 풍경과 색면, 책 이미지를 하나의 서사로 읽을 필요는 없다. 광택과 테두리, 반복되는 선을 다루는 방식만으로도 충분한 동선이 생긴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다면 흰 벽과 나무판의 가장자리, 작품 속 나무 창이 실제 전시장과 화면 안 공간을 어떻게 연결하는지도 살펴볼 만하다.
Soluna Fine Art는 셩완 Sai Street 52번지 지상층에 있다. 정규 운영 시간은 화요일부터 토요일 10:00~18:00이며 공휴일에는 쉰다. 일요일 역시 정규 개관일이 아니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다. 방문 전 공식 전시 및 방문 안내를 확인하자. 평소 배경으로 여기던 나뭇결과 표면의 반사를 감상의 중심에 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작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