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틀에 팽팽히 펴지 않아도 되고 접힌 흔적을 남길 수도 있다. 이탈리아 작가 Giorgio Griffa의 첫 아시아 개인전이 2026년 10월 16일 MASSIMODECARLO 홍콩에서 시작해 2027년 1월 30일까지 무료로 열린다. 센트럴 타이쿤에서 열리는 전시는 그의 열세 연작 중 네 연작을 골라 1970년대 말부터 2026년까지 살펴본다. 색 선과 맨 천, 가득 칠하지 않은 표면은 추상 무늬뿐 아니라 재료와 시간의 관계로 작품을 읽게 한다.
틀에 팽팽히 펴지 않은 천, 접힌 자국도 단서가 된다
Griffa는 1936년 토리노에서 태어나 지금도 그곳에서 생활하며 작업하고, 1968년 전시 활동을 시작했다. 1960년대 말 발전시킨 방법에는 천을 틀에서 풀어 바닥에 놓고 희석한 아크릴로 그린 뒤 위쪽 가장자리를 고정해 자연스럽게 늘어뜨리는 방식이 포함된다. 천의 경계와 장력, 접힌 자국이 감상에 남는다. 그림이 단단한 틀로 닫힌 평면만이 아니라 천 자체로 형태를 갖게 되는 셈이다.
공식 설치 사진에서는 보라 세로선과 짧은 파란 선의 가로 작품이 오른쪽 벽에 높낮이를 달리해 걸린 여러 작은 그림과 마주한다. 빨강·노랑·파랑 띠와 분홍 곡선, 점 모양 붓질 사이에 칠하지 않은 갈색 천이 넓게 남는다. 반듯한 도표 한 줄과 달리 작품들의 가로세로와 걸린 위치가 변한다. 먼저 물러서 작품 사이 거리를 본 다음 하나씩 다가가면, 같은 색이 가로선과 물결, 작은 점 안에서 어떻게 다른 박자를 갖는지 비교할 수 있다.
다른 모서리의 파란 세로 띠와 작은 선 작품들은 칠하지 않은 천을 넓게 남긴다.검은 문틀과 흰 벽 사이 네 작품은 가로세로와 밀도를 달리한다.
2026년 Campo blu에서 1970~90년대로
2026년 Campo blu는 가까이 볼 만한 사례다. 작품 사진에서는 짙은 리넨 위 연한 파랑이 펼쳐지고 불규칙한 색면 가장자리 안으로 황토빛 노란 곡선이 오르내리며, 오른쪽에는 천 고유 색이 넓게 남는다. 접힌 선이 색을 가로질러 이미지와 재료 질감이 함께 드러난다. 파랑을 먼저 하늘이나 바다로 알아볼 필요는 없다. 색면 경계를 따라간 뒤 곡선이 꺾이는 방향으로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구체적인 읽기가 된다.
Campo blu(2026)는 짙은 천 표면 일부에 연한 파란 색면과 황토빛 노란 곡선을 놓는다.서로 다른 벽의 파란 곡선과 층진 색 띠, 붉은 형태가 모서리를 지나 시선을 이끈다.
이전 작품들은 다른 비교점을 준다. Due segni(1978), Tre segni(1979), Verticale(1978)는 반복되는 흔적을 표면에 놓고, Campo giallo(1983)와 Campo rosso(1986)는 더 큰 색역을 구도에 더한다. Tre linee con arabesco n. 6(1991)는 직선 사이로 곡선을 가져온다. 이 연도들은 이력의 순서일 뿐 아니라 눈앞의 모든 작품이 올해 신작이 아니며, 서로 다른 시대의 방식을 한 전시에서 거듭 비교할 수 있음을 알려 준다.
여백을 읽는 방법과 센트럴 타이쿤 관람 정보
갤러리는 미완성을 Griffa를 이해하는 중요한 방향으로 제시하고 스즈키 다이세쓰의 글과 도덕경을 접한 경험에 연결한다. 이는 작가가 생각한 맥락이지 관람객 모두에게 같은 철학으로 풀라는 요구는 아니다. 더 직접적인 방법은 붓질이 어디서 멈추고 어느 위치에 천색이 남으며 색면이 왜 네 가장자리까지 닿지 않는지 살피는 것이다. 여백은 배경을 넘어 시선이 나아가고 멈추는 위치를 정하는 데 참여한다.
갤러리는 센트럴 10 Hollywood Road의 타이쿤 Barrack Block 2층, 03-205A·205B·206호다. 일반 운영은 월요일부터 토요일 10:30~19:00이며 일요일은 정규 운영일에 포함되지 않는다. 전화는 2613-8062다. 홍콩 이탈리아문화원과 협력한 전시로, 10월 16일 개막 해설은 이미 끝났고 현재는 일반 전시 기간에 맞춰 관람할 수 있다. 공식 전시·작품 정보에서 직선 작품과 색역 작품을 하나씩 골라 재료와 비율에 대한 질문을 가지고 방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