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평론가 Mike DeSimone와 Jeff Jenssen은 수년간 무알코올 와인이라는 주제를 의도적으로 피해왔다. 이유는 단순했다. 맛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알코올만 빠진 게 아니라 향, 풍미, 바디감, 밸런스까지 함께 사라졌다. 하지만 두 사람은 시도를 포기하지 않았고, 최근 다시 한 번 시음을 거친 뒤 내린 결론은—기술이 발전했고, 이 카테고리는 이제 진지하게 다룰 가치가 있다는 것이었다.
바르셀로나에서 무알코올·저알코올 음료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탈알코올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제공하는 Solos Technology와 협업 중인 Irem Eren은 평가 기준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물어야 할 건 밸런스가 맞는지, 마시는 즐거움이 있는지, 자기만의 개성이 있는지, 음식과 잘 어울리는지, 한 잔 더 따를 만한 가치가 있는지지, 그저 전통 와인과 얼마나 비슷한가가 아니다."
Oceano의 향 회수 시스템, 그리고 Mondavi 가문의 1500번의 실험
캘리포니아 와이너리 Oceano Wines는 Solos와 협업한 미국 내 최초 와이너리 중 하나다. 2023년 Oceano Zero 시리즈를 선보인 이후, 창업자 겸 CEO인 Rachel Martin은 무알코올·저알코올 트렌드를 대표하는 인물이 됐다. 그녀에 따르면 Solos의 방식은 먼저 저온 진공 증류로 알코올을 제거한 뒤, 특허받은 Aroma Recovery System(ARS)을 통해 기체 추출이 아닌 고체상 추출 방식으로 와인의 향 스펙트럼을 더 온전히 포집하고, 이를 다시 와인에 되돌려주는 것이다. Oceano는 무알코올 와인을 단일 포도밭 방식으로 양조하는 몇 안 되는 와이너리 중 하나이며, 원료는 각각 San Luis Obispo와 Sonoma County에서 가져온다.

하프문베이 리츠칼튼 호텔 레스토랑 Navio의 수석 소믈리에 Marco Mendoza는 1700종에 달하는 와인 리스트에 20종의 무알코올 옵션을 포함시켰으며, Oceano도 그중 하나다. 그가 이 와인을 처음 접한 건 와인·주류 업계 컨퍼런스인 SommCon에서였다. "동료들이 풍미의 농도와 과일 향 표현, 구조감을 칭찬하는 걸 듣고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무알코올 와인을 고를 때 복합도, 풍미, 여운, 그리고 술을 마시든 마시지 않든 같은 테이블의 손님들이 일관된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를 본다.
한편 Robert Mondavi 가문의 Rob Mondavi Jr.는 다른 길을 택했다. 그는 Isabel by Isabel Mondavi의 Chardonnay를 위해 1500번이 넘는 실험을 거쳤고, Cabernet Sauvignon은 1650가지의 서로 다른 배합을 시도한 끝에 최종안을 정했다. 그는 진공 증류가 아닌 스피닝 콘(spinning cone) 방식을 채택했는데, 이 방식이 더 부드럽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발효 후 알코올을 거의 생성하지 않는 효모도 연구했지만, "알코올 자체가 미생물 부패를 막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그건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알코올이 없는 와인은 오래 보존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이 때문에 Isabel과 Oceano의 가격이 이미 일반 프리미엄 와인과 경쟁할 수준임에도, 이런 와인들은 숙성해서 가치를 높이기는 어렵고 2차 시장도 형성되기 힘들다.
Isabel의 와인이 전통 와인과 비슷한 맛과 향을 내는 비결은 특허 배합에 있다. 수용성 프랑스산·미국산 오크통 태운 추출물에, 건조 후 곱게 간 포도 껍질과 포도씨 파우더를 더해 탈알코올 과정에서 사라진 바디감과 질감을 되살린다. "천연 원료를 쓰면 비용이 더 들지만, 이것이 우리가 좋은 와인을 만드는 방식이다"라고 Mondavi는 말한다. 현재 Isabel Chardonnay와 Isabel Cabernet은 True Story Brands 산하 매장에서 제공되며, 애틀랜타의 Yebo Beach Haus, the Cape, Lions Head Private Members Club이 포함된다. 이 브랜드의 음료 총괄 Sam Gamble은 "우리는 이 와인들을 무알코올 대체품이 아니라 그 자체로 마실 가치가 있는 좋은 와인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한 술을 못 마셔서가 아니라 정말로 마시고 싶어서 무알코올 와인을 선택하는 고객이 점점 늘고 있다고 관찰했다.
Oceano와 Isabel by Isabel Mondavi 외에도, DeSimone와 Jenssen은 French Bloom, Lautus, Oddbird, Bergdolt-Reif&Nett, Zeronimo, Glasrose, 그리고 Familia Torres 산하의 Natureo를 시도해볼 만한 무알코올 와인으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