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ppa의 공동 창업자 Hogan Shrum과 Sean Wright는 자신들의 회사를 Napster 이후의 음악 산업에 비유한다—불법 복제가 사라지고, Apple이 곡당 99센트라는 방식으로 뮤지션들을 다시 유료 시스템으로 끌어들였듯이, "우리는 AI 영상 생성 분야에서 같은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 비유는 희망차게 들리지만, 잘못된 모델을 골랐다. Spotify의 수익 분배 구조야말로 오랫동안 뮤지션들에게 욕을 먹어온 바로 그 시스템인데, Pippa는 자사 홍보 자료에서 자신들의 지급 구조를 대놓고 Spotify에 견주고 있다.
Pippa는 올해 5월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재 약 800명의 유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구독료는 월 14.99달러에서 99.99달러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회사가 실제로 계약을 맺고 훈련 동의를 받은 인간 아티스트는 단 4명뿐이며, 추가로 4명이 협의 중이다. 참여를 원하는 삽화가는 먼저 다단계 심사를 거쳐 제출한 작품이 실제 본인의 것임을 증명해야 하며, 통과하면 그 화풍을 학습한 모델이 구독자들에게 공개되고, 플랫폼은 아티스트에게 개인 페이지를 제공해 트래픽을 본인 작품으로 유도할 수 있게 한다. 동료들에게 '전선을 넘었다'는 시선을 받을까 우려하는 삽화가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Pippa는 가명 참여도 허용한다.
문제는 보수 그 자체다. 이미지 한 장이 생성될 때마다 아티스트는 0.005달러를, 영상 1초가 생성될 때마다 0.003달러를 받는다. 이 외에도 구독 수익의 5%가 로열티 풀로 적립되어 계약 아티스트들에게 분배되는데, 이것이 바로 Wright가 말하는 '마치 Spotify 같은' 메커니즘이다. 사용자가 지불하는 금액과 아티스트가 실제로 받는 금액 사이의 그 간극이야말로 오랫동안 Spotify에 쏟아진 비판의 핵심인데, Pippa는 오히려 스스로 그 비유 속으로 걸어 들어간 셈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Pippa가 현재 콘텐츠 생성에 사용하는 모델이 여전히 '더 광범위한 웹 데이터'로 훈련된 오픈 모델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기반 자체는 여전히 동의 없이 수집된 자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회사는 향후 점진적으로 훈련 데이터를 계약 아티스트가 제공한 콘텐츠로 대체할 계획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이에 비해 Ben Affleck의 AI 회사 InterPositive는 처음부터 완전히 자체 소유의 오리지널 데이터셋을 구축하는 방식을 택했지만, 이는 막대한 초기 자금이 필요해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감당하기 어렵고, 결과물 역시 일반 소비자보다는 특정 용도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Pippa 플랫폼에 생성된 콘텐츠를 살펴봐도 다른 텍스트-투-비디오 서비스와 별다른 차이를 찾기 어렵다: 대부분 Pixar 느낌을 어설프게 흉내 낸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으로, 어떤 영상에서도 특정 독립 삽화가의 화풍이 뚜렷이 느껴지지 않는다. Pippa는 앞으로 ByteDance의 Seedance 2.5 모델을 도입해 최대 30초 길이의 영상 클립을 생성하고, 재생성 없이도 미세 조정이 가능하게 해 구독자를 끌어들일 계획이다—하지만 이 기술은 다른 플랫폼에서도 동일하게 구할 수 있는 만큼, Pippa가 진짜 차별화를 이루려면 결국 더 많은 현지 아티스트를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
Shrum과 Wright는 더 많은 삽화가를 설득할 수 있다고 믿으며, 기존 계약 아티스트들이 동료들에게 참여를 독려해줄 것이라고도 기대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성립하려면, 먼저 삽화가 커뮤니티의 생성형 AI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