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pleasant surprise. 15년 전에 은퇴한 줄 알았는데⋯농담이에요.」 줄리안 카사블랑카스는 무대 아래 있던 제임스 머피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오랜 친구 사이에서만 가능한 절묘한 농담 수위였다.
The Strokes와 LCD Soundsystem은 8월 22일(토)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Just Like Heaven 2026 페스티벌의 공동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랐다. 앙코르 무대에서 카사블랑카스를 비롯한 멤버들은 밴드가 올해 6월 발매한 일곱 번째 정규 앨범 《Reality Awaits》 수록곡 〈Going To Babble On〉을 처음으로 라이브 공연했다. 이날 세트리스트에서는 이 곡을 비롯해 〈Lonely In The Future〉, 〈Going Shopping〉, 〈Dine N'Dash〉가 함께 선정되며 신보 수록곡 중 핵심 네 곡으로 꼽혔다.
정작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만든 건, 카사블랑카스가 이어서 화살을 같은 무대에 선 머피에게 돌렸을 때였다. 먼저 "은퇴한 줄 알았다"는 짐짓 놀란 듯한 멘트를 던진 뒤, 곧바로 그를 "인디 록계의 브렛 파브"라 칭했고, 여기에 "맞아요, 저희도 오늘 밤 해체를 선언할게요. 그래야 2년 후 콘서트를 다시 열 때 좀 더 멋있어 보이니까요"라고 한마디 더 얹었다.
브렛 파브 드립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이 NFL 레전드는 은퇴 선언과 복귀를 반복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8년 그린베이 패커스에서 은퇴한 뒤 뉴욕 제츠로 이적했고, 이후 미네소타 바이킹스로 두 차례나 다시 돌아갔다. 이는 LCD Soundsystem에게도 그대로 들어맞는 이야기다. 밴드는 2011년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고별 공연을 마친 뒤 해체했지만, 5년 후 재결성을 선언했고 이후 간헐적으로 투어를 이어가며 2017년 앨범 《American Dream》을 발매했다. 카사블랑카스의 이번 농담은 두 밴드 사이에 암묵적으로 통하던 공감대를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사실 〈Lonely In The Future〉는 일주일 전 Summer Sonic Tokyo에서 이미 라이브 초연을 마쳤다. 앞서 열린 Outside Lands에서는 The Strokes가 찰리 XCX를 초대해 〈Take It Or Leave It〉을 함께 불렀는데, 당시 카사블랑카스는 그녀를 "앨범 판매량 여왕"이라 소개했다. NME는 앞서 《Reality Awaits》에 별점 4개를 매기며 "데뷔 25년이 지난 지금, 최근 몇 년보다 더 생기 넘치고 몰입감 있게 들린다"고 평했다. 다만 오프닝 트랙 〈Psycho Shit〉과 〈Dine N'Dash〉는 다소 느슨하고, 마무리 곡 〈Tyrants On The Mellow Moon〉은 임팩트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Reality Awaits》 월드투어는 이달 계속해서 북미 지역에서 진행되며, 10월에는 영국과 아일랜드로 무대를 옮겨 런던 O2 두 차례 공연을 비롯해 뉴캐슬, 맨체스터, 더블린 등지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