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22년간 이어진 협업 관계에 마침표를 찍었다. 8월 20일, Erin Magee는 Supreme Chief Creative Officer 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하며 게시물에 이렇게 적었다. "World Famous Supreme Team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평생의 영광이었다." 극적인 작별도, 구구절절한 설명도 없이, 브랜드 내부에서 가장 오래 뿌리내렸던 핵심 인물은 그렇게 조용히 무대에서 내려왔다.
Magee는 2004년 Supreme에 합류한 이래 브랜드 내 여러 직책을 거쳤으며, 이는 곧 그녀가 브랜드가 뉴욕 스트릿에서 시작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전 과정을 함께하고 참여했음을 의미한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수많은 아이템과 협업 프로젝트들 역시 그녀의 방향성과 기획을 거쳐 탄생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기에 그녀의 퇴사는 단순한 인사이동이라기보다, 하나의 브랜드 기억이 마침표를 찍는 순간에 가깝다.
주목할 점은 Magee가 패션 업계를 완전히 떠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녀가 2007년 창립한 여성복 브랜드 Mademe는 최근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며 Doc Martens, Alpha Industries, 그리고 Courtney Love가 소속된 밴드 Hole과 잇따라 협업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그녀가 퇴사 후 자신이 직접 키운 이 브랜드에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합리적 추측일 뿐, Magee 본인은 발표문에서 다음 계획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Magee의 퇴사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Supreme의 인사 불안정에 또 하나의 사례를 더했다. 브랜드는 2020년 VF Corp에 인수됐고, 2023년 Tremaine Emory가 Creative Director로 취임한 지 단 1년 만에 사임을 발표하며 내부 차별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해 한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Creative Director 자리는 줄곧 공석으로 남아있었다. 2024년에는 VF Corp이 다시 Supreme을 EssilorLuxottica에 매각했다. 이제 CCO 자리마저 다시 비게 되었지만, 후임자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