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 텐트 사이로는 원래 음향의 여운과 사람들의 말소리만 들려야 했지만, 갑자기 수천 대의 휴대폰에서 동시에 울려 퍼진 사이렌 소리에 뒤덮였다. 8월 14일 잉글랜드 윈체스터 인근 Matterley Estate에서 열린 Boomtown 뮤직 페스티벌에서 벌어진 이 장면은 현장 관객이 촬영해 SNS에 올렸는데, 영상 속 반응은 공포가 아니라 웃음과 환호였다. 인스타그램에서 퍼진 한 영상에는 "영국식 유머는 아무도 못 따라간다"는 문구가 달려 있었다.
NME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발령된 경보는 영국 정부가 잉글랜드와 웨일스를 대상으로 발표한 긴급 경보로 '심각 경계' 단계로 표시됐으며, "전국적으로 심각한 산불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는 동안 바비큐 그릴, 캠프파이어, 폭죽 등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모든 물품에 불을 붙이지 말 것을 당부했고, 화재를 발견하면 즉시 999에 신고할 것을 요청했다.
이는 영국 긴급 경보 시스템이 현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발동한 것 중 가장 넓은 범위를 커버한 사례이기도 하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내 호환 가능한 모든 기기에 동시에 경보가 전달됐고, 약 10초간 이어지는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이것이 바로 Boomtown 캠핑장 영상 속에서 여기저기 울려 퍼졌던 그 소리의 정체다.
이번 경보는 근거 없는 것이 아니었다. 올해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산불 사고가 기록적으로 많이 발생한 해로, 누적 신고 건수가 이미 1,000건을 넘어섰다. 경보 발령 전 24시간 동안에도 소방당국은 11건의 대형 화재 사건을 발표했는데, 웨스트미들랜즈주 스타워브리지에서는 주택이 전소됐고, 남웨일스에서도 긴급 구조 인력이 투입돼 화재 진압에 나섰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일회용 바비큐 그릴 판매를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도 내놓았다.
페스티벌 자체는 예정대로 주말 내내 진행됐으며, 헤드라이너 라인업에는 Kneecap, Madness, Scissor Sisters가 포함됐고, Skrillex, Four Tet, Faithless, Floating Points도 공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초 Boomtown은 일부 주민과 환경 단체의 반대 목소리 속에서도 Matterley Estate 부지 사용을 2030년까지 연장하는 승인을 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