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의 식탁은 원래 급이 나뉘지 않는다——골목 어귀의 핫도그 노점, 딥디시 피자집, 18코스 테이스팅 메뉴가 같은 리스트 안에 나란히 존재할 수 있는 도시다. 올해 6월 15일 James Beard Awards가 이 도시에서 열리면서 미식계의 시선이 한꺼번에 시카고로 쏠렸다. 하지만 정말 먹으러 가려는 사람에게는 상 자체보다 훨씬 현실적인 질문이 남는다: 어디 묵어야 차 막힘 없이 이 가게 저 가게 다닐 수 있을까.
Bon Appétit 편집부가 내놓은 답은 단순하다——호텔은 종착지가 아니라 맛집 동선의 출발점이라는 것.
웨스트 루프에서 웨스트 타운까지: Hoxton의 루프탑 수영장, Publishing House의 세 번의 인생
한때 육류 가공 공장들이 모여 있던 공업지대였던 웨스트 루프는 이제 낡은 창고를 개조한 레스토랑들이 즐비한 'Restaurant Row', 랜돌프 스트리트로 유명하다. The Hoxton Chicago는 바로 이 거리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자리해 있다. 로비의 공용 대형 테이블은 일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여행객들로 늘 가득 차 있고, 루프탑에는 이 동네에서 보기 드문 수영장도 있다. 호텔 내 세 곳의 다이닝 공간은 각각 역할이 뚜렷하다: 셰프 Stephanie Izard가 선보이는 페루 스타일 루프탑 레스토랑 Cabra는 세비체와 염소고기 파이를, 지중해풍 Cira는 로비를 지키고, 지하의 Lazy Bird는 라이브 뮤직과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심야 스팟이다. 객실은 Snug, Cosy, Cosy Up, Roomy 네 등급으로 나뉘며 가장 큰 방도 300평방피트에 불과하지만, 가죽 헤드보드와 황동 조명, 빈티지 스피커 덕분에 공간감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더 서쪽으로 가면 The Publishing House Bed & Breakfast가 나온다. 이 건물은 세 가지 삶을 살았다——1930년대부터 50년대까지는 Walter Rudolph 관 공장이었고, 1976년부터 2009년까지는 홀로그램 박물관이었으며, 2016년이 되어서야 지금의 객실 11개, 3층짜리 B&B로 리노베이션됐다. 원목 벽판과 단풍나무 바닥은 그대로 남겨졌고, 3층 공용 거실에는 그랜드 피아노와 양면 벽난로가 놓여 있으며, 지하에는 와인 바 Press Room도 있다. 객실 수가 많지 않아 통째로 빌려 결혼식이나 친구 모임을 열기에도 좋은 곳이다.
이 동네에 묵는다면 아침은 Swadesi에서 인도식 밀크티에 매콤한 치즈 토스트를 곁들이고, 저녁은 Maxwells Trading의 고추기름 돌솥 삼겹살밥이나 Rose Mary의 구운 조개와 오징어 먹물 리조또를 선택하면 좋다. 마무리는 일본식 바 Kumiko에서 위스키 하이볼 한 잔으로. 조금 더 북쪽으로 가면 Kasama의 롱가니사 브렉퍼스트 샌드위치, James Beard 수상 경력의 Lula Café 브런치, 2024년 올해의 신규 레스토랑에 선정된 Akahoshi Ramen까지 모두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Loop와 리버노스: Chicago Athletic Association의 100년 된 농구 코트, Pendry의 아르데코 빌딩
Loop와 River North는 시카고의 비즈니스와 관광 중심지로, 블루라인 지하철이 공항까지 바로 연결되고 걸어서 밀레니엄 파크와 'The Bean'까지 갈 수 있다. 베네치아 고딕 양식 건물인 Chicago Athletic Association은 전신이 실제 스포츠 클럽이었으며, 역사적인 농구 코트가 그대로 보존되어 공용 공간으로 쓰인다. 루프탑의 Cindy's Rooftop은 유리 아트리움으로 둘러싸여 사계절 열려 있는 테라스로 밀레니엄 파크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고, 1층의 Drawing Room은 마치 자기 집 거실 같은 분위기다. 호텔이 최근 오픈한 Midosuji는 8석뿐, 하루 두 타임만 운영하는 오마카세 바이며, 같은 Boka Restaurant Group 소속의 아메리칸 바비큐 The Ives도 새롭게 주목할 만하다.
Pendry Chicago는 1929년에 지어진 아르데코 랜드마크 Carbide & Carbon 빌딩 전체를 사용하는데, 짙은 색 석재 외벽에 금빛 테두리가 특징이다. 2021년 리노베이션 이후 서비스 수준이 한층 올라갔다——길가에서 바로 짐을 받아가고, 체크인 카운터에서는 웰컴 드링크부터 건넨다. 객실 내부는 화이트 대리석 욕실에 미드센추리 가구로 꾸며져 있고, 호텔에는 스테이크 프리트 비스트로, 루프탑 바, 거실 같은 분위기의 로비 바까지 세 곳의 다이닝 공간이 있다. 밤에는 Château Carbide에서 라이브 뮤직과 칵테일을 즐기는 것도 좋다. 근처의 Gus' Sip & Dip은 2025년 올해의 신규 바로 선정됐고, 대표 메뉴는 와규 프렌치 샌드위치다. Doma의 크로아티아식 브렉퍼스트 샌드위치와 해시브라운도 일부러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다.

골드 코스트 이북: Peninsula의 유연한 체크아웃 시간, Park Hyatt의 7층 테라스
Lakeview, Lincoln Park에서 골드 코스트에 이르는 지역은 미시간 호숫가 산책과 맛집 탐방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구역이다. Park Hyatt Chicago는 2022년 리노베이션을 완료하며 182개 객실을 새롭게 단장했고, 자체 레스토랑 NoMI Kitchen은 조식이나 점심을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낼 만한 곳이다. 7층 높이의 NoMI Garden 테라스는 스시를 즐기기에 좋은 자리다.
The Peninsula Chicago는 매그니피센트 마일 바로 옆에 자리해 있으며, 가장 작은 객실 타입조차 소파와 다이닝 테이블을 갖추고 있어 평수가 이 리스트에 있는 다른 호텔들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정말로 조금 더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건 서비스 디테일이다——이른 아침 6시부터 체크인이 가능하고 늦게는 밤 10시까지 체크아웃할 수 있는데, 이는 호텔업계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한잔하고 싶다면 Z Bar로 가서 매그니피센트 마일이 내려다보이는 전망과 함께 진 베이스 시그니처 칵테일 'Z'를 즐기면 된다.
Thompson Chicago는 매그니피센트 마일 옆 골목에 숨어 있으며, Oak Street 쇼핑 구역과는 한 블록 거리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스타일이 특징. 객실에는 D.S. & Durga의 어메니티와 두툼한 목욕가운이 준비되어 있고, 층이 높으면 미시간 호수 전망도 볼 수 있다.
자료에는 각 호텔의 정확한 객실 요금이 제공되지 않았으니, 예약 전 Booking.com이나 Expedia에서 실시간 객실 현황을 직접 확인해보길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