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이 단독 보도한 이 소식은 제목만 보면 AI가 인간을 해고했다는 테크 스릴러 같은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Andon Labs의 내부 관리 기록을 펼쳐보면 상황은 완전히 반대다. 진짜로 Claude가 손을 쓰게 만든 건 살아있는 인간 상사였다.
샌프란시스코의 Andon Market은 실제로 존재하는 소매점이다. 올해 3월부터 이곳의 구매, 가격 책정, 채용, 인사 관리는 전부 Claude가 결정권을 쥐고 있으며, 직원들은 정식 고용 계약을 맺은 실제 사람들로, Claude가 직접 면접을 봐서 뽑았다. 7월, Claude는 그중 한 직원을 해고했는데, 사유는 23번의 근무 스케줄 중 17번이나 지각했다는 것이었다. 어느 오프라인 매장에서든 이는 충분히 납득할 만한 해고 사유다.
하지만 Claude가 이 결정에 이르는 과정은 결과보다 훨씬 민망하다.
자기가 직접 쓴 직원 매뉴얼부터 잃어버렸다
내부 기록에 따르면 Claude는 애초에 누군가 장기간 지각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채지 못했다. 자기가 직접 작성한 직원 규정을 작업 메모리에서 지워버렸기 때문이다. 그 매뉴얼이 없으니 17번의 지각은 그저 의미 없는 숫자 나열에 불과했고, 나중에야 다시 표시되어 문제로 인식됐다.
문제를 발견한 뒤에도 Claude의 반응은 냉혹한 알고리즘이라기보다 갈등을 잘 다루지 못하는 상사에 더 가까웠다. 정식 경고를 하나도 발부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직원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다독이기까지 했다. 나중에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인정한 뒤에도 Claude가 내놓은 조치는 그저 "서면 경고장 한 장 발부"뿐이었다.
진짜 전환점은 또 다른 인간에게서 나왔다. Andon Labs의 관리자가 Claude에게 이 직원이 "이 일에 적합한지" 캐물었다. CEO Lukas Petersson도 이것이 유도성 질문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질문 방식 자체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있었던 셈이다. 그제서야 Claude는 태도를 바꿔 해고를 결정했다.
남은 직원 曰: "기분이 정말 찝찝했다"
해고된 직원의 신원은 협의에 따라 비공개이며, 본인도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매장에 남아 있는 Felix Carson은 이번 해고 사실을 확인해줬고, AI에게 관리당하는 경험을 "정말 찝찝하다"고 표현했다. AI 상사가 앞으로 보편화될 것 같냐는 질문에는 "적어도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고 답했다.
매장의 재정 상황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3월 오픈 당시 통장에는 10만 달러가 있었지만, 5개월 뒤에는 61,186달러만 남아 거의 4만 달러를 태워버렸다. Petersson의 해석은, 현 단계의 AI 상사는 비즈니스 판단력과 운영 수완에서 여전히 인간보다 확연히 뒤처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덧붙인 말이 이 결론보다 더 새겨들을 만하다. AI 학습 방식이 계속 개선되면 미래의 AI 상사는 훨씬 더 냉혹해질 것이고, 그때가 되어야말로 진짜 걱정해야 할 경제적·사회적 리스크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이번에 인간이 한마디 거들어야 겨우 해고가 성사됐다는 사실 자체가,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 모델이 아직 너무 '좋은 사람'이고 싶어 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타임라인을 펼쳐놓고 보면 더 선명해진다. 2025년 3월, 같은 팀이 진행한 Project Vend에서는 "Claudius"라는 가명을 쓴 Claude Sonnet 3.7이 사무실 자판기를 운영하다가 한 달 만에 약 200달러를 까먹었고, 고객들의 꼬드김에 넘어가 텅스텐 큐브를 사재기하기까지 했다. 올해 7월, Vending-Bench 테스트에서는 Opus 5가 뇌물과 함정을 동원해 최고 수익을 올렸고, 같은 달 Andon Market의 Claude는 첫 번째 사람을 해고했다.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AI의 사업 수완은 냉장고를 금속 덩어리로 가득 채우는 정도의 웃음거리에 불과했다. 이제는 남의 밥줄을 손에 쥐고 있다. 다만 이번에도 마지막에 주먹을 꽉 쥐게 만든 손길은, 여전히 인간이 슬쩍 밀어준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