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페이지짜리 메모가 플로리다주 모든 주도로에 설치된 차량번호 인식기 허가를 전면 취소시켰다. 서명자는 주 교통부 운영국장 Will Watts, 날짜는 8월 31일. 메모에는 법 집행기관이 30일 이내에 해당 장비를 주도로에서 철거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Watts는 메모에서, 플로리다 법상 차량번호 인식 시스템(LPR) 허가는 원래 법 집행기관에만 제한적으로 발급됐지만 "최근 배치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데다, 남용과 데이터 프라이버시, 감시 관련 우려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플로리다 주민의 자율성과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교통부는 동시에 재량권을 발동해 향후 LPR 시스템 신규 신청도 일절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금지 조치를 밀어붙인 인물은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샌티스다. 그는 2026년 8월 인터뷰에서 주 내 해당 기술 사용이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렀다고 직격했다. 다만 디샌티스 본인도 한 팟캐스트에서, 교통부 규정만 바꿔서는 손대지 못하는 영역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인정했다. 주 전체 자동 차량번호 인식기의 98%가 실제로는 지방 도로나 사유지에 설치돼 있어, 주도로 금지 조치가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잭슨빌과 오칼루사 카운티 보안관실은 각각 관할 구역 내 관련 장비를 철거하겠다고 이미 약속한 상태다.
논란의 중심에 선 기업은 Flock Safety로, 2026년 들어 가장 집중적으로 여론의 반발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법 집행 외 용도의 사례들을 소개하는데, 예컨대 소방관이 현장 도착 전 카메라를 통해 화재 상황을 미리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는 식이다. 하지만 대중의 불신은 줄곧 "끊임없이 감시당하는 느낌"과, 이미 기록으로 남은 카메라 남용 사례들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Flock 측은 영상 보관 기간 제한 등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정책 조정으로 대응했지만, 대중의 항의와 차량번호 인식기를 겨냥한 파손 행위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비슷한 흐름이 완화되는 현상은 플로리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은 7월 Flock과의 계약을 중단했고, 8월에는 오하이오주 두 카운티가 남용 보고를 이유로 Flock 카메라 사용을 중단했다. 텍사스 주지사 그렉 애벗은 주립 기관의 Flock 하드웨어 구매 예산 자체를 동결시켰다. 이런 움직임 대부분은 차량번호 인식 기술 자체가 아니라 Flock이라는 기업을 정조준한 것이지만, 이를 종합해보면 지역 및 주 단위 규제 당국이 공공 안전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다시 저울질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주목할 점은, 차량번호 인식기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수십 년간 도난 차량 추적, 실종자 수색, 형사 사건 단서 확보 등에 활용돼 왔다. 실제로 플로리다 금지 조치가 발표되기 일주일여 전, 경찰은 이런 카메라 덕분에 플로리다에서 도주한 살인 사건 용의자를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지지자들이 이 기술의 법 집행 가치를 설명할 때 가장 즐겨 인용하는 사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