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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감독의 《오디세이》 속 그 역겨운 스튜, 어쩌면 호메로스 원작보다 고대 그리스 밥상에 더 가까울지도

영화 속 뱃사람들이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 걸쭉한 스튜가 역겹다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지만, 음식 역사학자들은 이 황당해 보이는 스튜가 오히려 서사시 원문 속 구운 고기보다 기원전 그리스인들의 실제 식생활에 더 가까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 속 그 역겨운 스튜, 어쩌면 호메로스 원작보다 고대 그리스 밥상에 더 가까울지도

장면은 이렇다: 맷 데이먼(Matt Damon)이 연기한 오디세우스 일행은 굶주린 채 아이아이에 섬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홀로 사는 마녀 키르케(사만다 모튼 분)를 만나는데, 그녀는 스튜 한 냄비를 내놓는다. 뱃사람들은 눈을 크게 뜬 채 후루룩 소리를 내며 마시듯 먹고 힘껏 씹어대는데, 그 음식은 마치 내장처럼 실타래 같기도 하고 길게 썬 고기 조각처럼 보이기도 한다. 번역가 에밀리 윌슨(Emily Wilson)은 영화평에서 단호하게 말했다. "모든 음식이 다 형편없어 보인다."

이는 크리스토퍼 놀란이 각색한 《오디세이》에서 가장 화제가 된 장면으로, 온라인 반응은 격렬했다. 대다수의 공통된 의견은 이 연회 장면이 영화 전체에서 가장 역겨운 부분이라는 것이다. (서사시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이후 전개를 알 것이다—키르케는 이들을 돼지로 만들어버린다. 어쩌면 그저 그들의 본모습을 드러내게 했을 뿐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 걸쭉한 음식에 역사적 근거가 있느냐는 것이다. 새뮤얼 버틀러(Samuel Butler)의 번역본에서는 키르케가 내놓은 것이 사실 "치즈, 꿀, 보릿가루와 프람네 와인"이었다고 나온다. 영화 속에서 고단백에 내장이나 큼직한 고기 조각처럼 보이는 그 스튜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뉴스쿨(The New School) 음식학과 조교수이자 뉴욕 음식사학자협회 명예회장인 캐시 카우프먼(Cathy Kaufman)은 고대 섬 지역 그리스인들이 평소에 내장 스튜를 자주 먹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구운 염소고기나 양고기에 다량의 생선을 곁들이고, 여기에 밀도 높은 보리빵을 함께 먹는 것이 일상적인 식사에 더 가까웠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리스 음식사학자 마리아나 카브룰라키(Mariana Kavroulaki)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오디세이》 속 등장인물들은 대개 꼬치에 식재료를 꿰어 직화로 굽지, 끓이지 않는다는 것인데, 사실 이는 텍스트 안에서 일종의 시대착오적 설정이라는 것이다—서사시에서 꼬치구이는 오히려 남성성과 사냥 의식을 상징하는 시적 장치에 더 가깝다. 그녀는 《오디세이》의 배경이 되는 시대에 실제로 그리스인들이 고기를 끓여 먹었다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 영화 속의 저 황당해 보이는 걸쭉한 스튜가 원작 텍스트가 묘사하는 구운 고기보다 오히려 당시 실제 밥상에 더 가까울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장면이 기원전 시대의 메뉴를 재현하려던 것은 애초에 아니었다. 뱃사람들이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은 관객에게 그들의 탐욕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스튜의 역겨움은 곧 인간성의 저속함을 대응하는 장치이며, 이것이 바로 키르케가 마법을 거는 전제 조건이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 속에서 저주를 진짜로 풀어내는 열쇠가 무력이 아니라, 오디세우스가 그 스튜를 거부하고 키르케의 계략에 공감으로 응답한 것이었으며, 그것이 동료들을 다시 인간으로 되돌려놓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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