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를 우주로 보낸다는 아이디어는 비용을 계산해보기 전까지는 해법처럼 들린다. SpaceX는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최대 100만 대의 위성을 발사해 Starmind라는 궤도 데이터센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현재 Elon Musk가 추진하는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 중 하나이며, 그가 선택한 칩은 업계에서 우주에 가장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받는 종류의 것이다.
지난 8월 초 SpaceX의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머스크는 Starmind의 첫 위성인 AI1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라며 2027년부터 발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 특유의 낙관적인 기준으로 보더라도 이 일정은 상당히 촉박해 보인다.
칩 72개, 태양광 210kW... 위성 한 대가 서버랙 하나
SpaceX가 X에 올린 게시물에 따르면 AI1 위성은 NVIDIA의 Vera Rubin GPU와 Vera CPU를 "데이터센터급 우주 컴퓨팅"의 핵심으로 탑재하며, 플랫폼은 NVIDIA의 Vera Rubin NVL72 랙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SpaceX는 이를 Space-1이라 부른다. NVIDIA에 따르면 Vera Rubin 모듈의 AI 연산 능력은 이전 세대인 H100 GPU 대비 최대 25배에 달한다.
위성 한 대당 약 72개의 NVIDIA 칩이 탑재될 예정이며, 이는 NVIDIA 서버랙 한 대와 맞먹는 규모로 평균 175kW의 연산 전력을 낼 수 있다. 위성은 태양을 거의 항상 마주 보는 동기 궤도를 돌게 되며, 태양광 패널 어레이는 210kW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머스크가 말한 "지구의 전력망, 부지, 냉각 제약"에서 벗어나 xAI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을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은 1,700평방피트 규모의 액체 냉각 방열판을 통해 우주 진공으로 직접 방출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Starmind는 SpaceX와 테슬라가 합작해 1,190억 달러를 투입하는 반도체 공장 Terafab에 의존하게 되지만, 그 전까지는 NVIDIA가 이 일정에 맞출 수 있는 유일한 공급업체다.
머스크는 실적 발표에서 Vera Rubin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며 "최고의 아키텍처"라고 평가했다. "NVL72 VR 컴퓨터의 설계가 표준 랙 방식 설계보다 훨씬 낫다고 본다"며, SpaceX가 "지상과 궤도 모두에 이 시스템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방식이 "비용도 더 낮고"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칩이 첨단일수록 방사선에 더 취약하다
문제는 가장 첨단인 칩이 반드시 우주 환경에 가장 적합한 선택은 아니라는 점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전기·시스템공학과 Benjamin Lee 교수는 지난 2월 Engadget과의 인터뷰에서 경고를 내놓았다. 최신 칩 아키텍처일수록 저궤도에서 태양폭풍 등 방사선원으로 인한 '비트 플립(bit flip)'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이는 이진 코드를 구성하는 0과 1이 강제로 뒤바뀌는 현상이다.
Lee 교수는 이 현상이 신세대 칩이 더 작은 트랜지스터를 사용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트랜지스터가 작아질수록 1을 나타내는 데 필요한 전하량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트랜지스터가 작아질수록 연산 능력은 향상되지만, 지구 대기권 안에서는 미미했던 문제가 우주용 반도체가 정면으로 다뤄야 할 난제로 바뀐다.
궤도 데이터센터를 지지하는 측은 현대 AI 시스템이 애초에 이런 오류를 감지하고 수정하는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지난해 11월 NVIDIA H100 GPU를 궤도에 올린 스타트업 Starcloud는 궤도 데이터센터의 수명이 지상 시설과 맞먹을 수 있다고 믿는다. Google의 연구에 따르면 자사의 V6e Trillium TPU 연산 모듈은 궤도에서 약 5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ee 교수는 이런 주장을 완전히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그는 진짜 문제가 비트 플립을 감지하고 수정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이 수정 메커니즘이 반복적으로 작동할 때 궤도 연산 효율이 지상 시스템에 비해 눈에 띄게 뒤처지는지 여부라고 지적한다. "현대 컴퓨터 아키텍처가 이런 오류를 감지하고 때로는 수정까지 할 수 있다 해도, 이 작업을 반복하는 것 자체가 속도를 늦추고 우주 연산에 추가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방사선이 Starmind를 반드시 실패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는 효율 손실이라는 태생적 핸디캡을 안고 지상 경쟁자와 맞서야 할 가능성이 크다.
방사선보다 더 현실적인 두 가지 관문: 비용과 로켓
머스크는 줄곧 AI1을 궤도에 올리는 난이도를 과소평가해왔다. 그는 지난 6월 공개한 홍보 영상에서 "아직 존재하지 않는 마법 같은 기술은 전혀 필요 없다"며 "이는 상당 부분 우리가 이미 Starlink V3 위성을 위해 개발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눈앞에 놓인 장애물은 매우 구체적이다. 경영 컨설팅 회사 Bain이 2026년 7월 발표한 정책 브리핑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위성이 경제성을 가지려면 발사 비용이 킬로그램당 50~100달러 수준까지 떨어져야 한다. 그런데 현재 SpaceX Falcon Heavy 로켓의 발사 비용은 킬로그램당 약 1,500달러로, 손익분기점까지 갈 길이 멀다. 더 큰 문제는 AI1 위성의 크기가 너무 커서 Falcon 9으로는 발사할 수 없다는 점이다. 모든 희망은 아직 개발 중인 Starship에 걸려 있는데, 이는 SpaceX가 현재 전 세계 일평균 발사 횟수를 훨씬 웃도는 빈도로 Starship을 안정적으로 운용해야만 이 100만 대 규모의 위성군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궤도에 진입한 뒤에도 유지보수는 여전히 난제다. 업계에서는 SpaceX가 사람을 보내 수리하기보다는 신기술을 탑재한 새 위성을 발사해 노후 위성을 대체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Meta가 Llama 3 모델 발표 후 공개한 연구에 따르면, 지구에서 훈련시킬 때조차 하드웨어 관련 장애가 평균 3시간마다 한 번씩 발생한다. 이런 장애가 저궤도에서, 그것도 100만 대의 위성으로 갈수록 혼잡해지는 궤도에서 발생할 경우 위성이 우주 쓰레기나 다른 위성과 충돌할 위험, 그리고 이에 따른 환경 논란은 아직 답을 찾지 못한 문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