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확실히 짚고 넘어갈 게 있다. Analogue 3D가 말하는 '4K'는 출력 신호를 뜻하는 것이지, 게임 콘텐츠 자체를 말하는 게 아니다. 이 콘솔의 HDMI 신호는 호환 TV에서 3,840 x 2,160 픽셀까지 나올 수 있지만, 당시 닌텐도 64 게임 대부분은 320 x 240 정도의 해상도로 연산됐고, 소수 작품이 640 x 480에 도달한 것만 해도 고사양 취급을 받았다. 다시 말해 Analogue 3D가 게임에 없던 정교한 텍스처나 지오메트리, 애니메이션을 없던 걸 만들어 새로 얹어주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90년대 중반 카트리지 용량에 담지 못했던 것들은 지금도 만들어낼 수 없다.
이 콘솔이 실제로 하는 일은 화면이 TV로 넘어가기 전에 미리 손을 보는 것이다. Analogue 3D는 오리지널 N64 시스템에 내장돼 있던 블러 필터를 제거하고, 32비트 컬러를 유지하면서 텍스처 필터링과 안티앨리어싱을 조정할 수 있으며, 가로 해상도를 두 배로 늘리는 옵션도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처리된 화면을 4K HDMI 신호로 출력하는 방식이다. 이는 요즘 스마트 TV들이 오래전부터 해온 업스케일링과 방향성은 같지만, 차이가 있다면 Analogue 3D는 소스 단계에서부터 화면에 개입한다는 점이다. TV 쪽에서 이미 왜곡된 아날로그 신호를 사후에 억지로 늘리는 방식이 아니다.
스캔라인과 형광체 질감, 65인치 4K 패널에서도 재현 가능
옛날 브라운관 TV 특유의 스캔라인과 형광체 질감이 그립다면, Analogue 3D에 내장된 Original Display Modes 기능이 요즘 대형 화면에서도 그 분위기를 재현해준다. 다만 이 기능은 4K 디스플레이에서만 작동하며, Analogue 측도 최상의 효과를 위해 4K TV와 함께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이 콘솔은 가변 주사율, NTSC와 PAL 카트리지를 모두 지원하며, 4K 외에 1080p 출력 옵션도 대안으로 제공한다. 어댑터로 오리지널 N64를 요즘 TV에 억지로 연결했을 때 생기는 화면 흐림, 색 뭉침, 이상한 신호 처리 같은 문제들, 바로 그런 부분을 이 콘솔이 의도적으로 해결하려 한 것이다.
하드웨어 핵심은 FPGA, 즉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칩이다. Analogue는 이 칩을 N64의 오리지널 작동 방식을 그대로 재현하도록 설정했으며,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에뮬레이션 방식에 의존하지 않는다. 바로 이 점 덕분에 닌텐도의 상표권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공식적으로는 오리지널 N64 게임 전체와 호환된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식 하드웨어는 ROM 파일 구동을 지원하지 않고 실물 카트리지만 인식한다. 본체에는 컨트롤러 슬롯 4개가 마련돼 있어 정품 주변기기를 지원하며, 블루투스와 USB 컨트롤러 연결도 가능하고 지역 제한도 없다.
가격은 250달러 선이다. N64 카트리지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으면서 4K TV로 다시 즐겨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콘솔의 정체성은 명확하다. 리메이크가 아니며, 《Super Mario 64》를 다른 게임으로 바꿔놓지도 않는다. 그저 그 시절의 경험을, 더 깨끗하고 안정적인 신호와 더 적은 노이즈로, 있는 그대로 지금의 화면 위로 옮겨놓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