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웡축항 THE HARTZ PROJECT의 Boyoung Jeong 개인전 《歸樸:The 0 Degree of Looking》이 10월 31일 종료된다. 한국 작가는 실내와 창가, 밤 풍경과 일상의 사물을 통해 빛이 감상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주목한다. 전시에는 2023년과 2025년, 2026년의 캔버스 유화가 포함되며, 모두 올해 신작은 아니다. 탁자 표면과 그림자, 화면 안의 거리에서 감상을 시작하되 장면마다 이야기를 서둘러 덧붙일 필요는 없다.
탁자와 투명한 백조를 통해 빛이 시선을 이끄는 방식 보기
《Still Looking》(2023)은 130×97cm 작품이다. 어두운 탁자와 초록색 굽잔, 파란 물주전자가 그려져 있고, 오른쪽 창으로 밝게 빛나는 식물과 햇빛이 들어온다. 사람은 없지만 빛을 받는 탁자 표면에는 무게감이 생긴다. 벽의 넓은 어두운 부분 덕분에 작은 기물의 색에도 눈길이 간다. 먼저 창틀의 직선을 본 뒤 탁자 다리와 그림자를 따라가면, 실내 전체를 환하게 밝히는 대신 명암을 배분해 보는 순서를 만든다는 점을 알 수 있다.
《Still Looking》(2023)은 탁자 위 초록색 잔과 파란 물주전자를 오른쪽 창빛 및 벽의 어두운 부분과 연결한다.
《Transparent Shadows》(2026)는 크기를 50×65.2cm로 줄인다. 이 캔버스 유화는 천 위에 놓인 투명한 백조 장식물을 그린다. 빛이 통과하는 듯한 효과와 깎인 면의 반사, 길게 늘어진 그림자는 사물을 단순한 윤곽보다 복잡하게 만든다. 장식물과 왼쪽 아래 그림자를 함께 살펴보자. 전자는 작은 입체 형태에 집중되지만, 후자는 바깥으로 뻗어 더 느슨한 또 하나의 형태가 된다. 부드러운 천의 결과 날카로운 반사광의 차이가 이 그림에 구체적인 촉감을 준다.
《Still Eyes in Motion #2》(2025)로 시선을 옮기면 73×91cm 화면에 건축물과 계단, 난간과 풀이 나타난다. 역시 캔버스 유화다. 밝은 지면과 난간은 오른쪽 건물로 눈길을 이끌고, 위쪽의 어둠은 공간을 누른다. 특정해야 할 도시의 랜드마크 대신, 수평선과 사선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빛이 어디에서 멈추는지에 주목할 수 있다. 앞서 본 실내 정물에 비해 장소는 바깥으로 바뀌지만, 명암은 여전히 공간을 읽는 방식을 이끈다.
《Still Eyes in Motion #2》(2025)는 건축물, 계단, 난간과 풀 사이의 명암으로 공간의 층을 만든다.
《Blue Hour》(2025)는 두 폭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왼쪽은 45.5×27.3cm, 오른쪽은 27.3×45.5cm이며 둘 다 캔버스에 유채로 그렸다. 왼쪽 세로 화면에는 건물과 빛이 비치는 창이 있고, 위에는 작은 밝은 점이 남아 있다. 오른쪽 가로 화면은 구름과 더 밝은 하늘의 틈으로 이어진다. 서로 다른 방향을 하나의 연속된 풍경으로 맞출 필요는 없다. 비슷하게 희미한 빛이 벽과 창이 있는 장면과 열린 하늘에서 어떻게 서로 다른 거리감을 만드는지 비교해볼 수 있다.
《Blue Hour》(2025)는 세로 방향의 건축 장면과 가로 방향의 하늘 장면으로 구성된 두 폭의 그림이다.
회전목마 정물과 웡축항 방문 정보
더 작은 《Being Limited》(2026)는 45.5×60.6cm 캔버스 유화로, 분홍색 회전목마 모양 물체 두 개를 정물의 주인공으로 삼는다. 뾰족한 지붕과 기둥, 말들이 빛 속에서 겹치고, 아래의 천은 그림자를 받는다. 창 풍경과는 무관해 보여도, 몇 군데의 밝은 부분으로 사물을 어둠에서 드러내는 방식은 같다. 갤러리의 기획 설명은 롤랑 바르트의 중성 개념을 빌려, 이미 정해진 서사의 무게를 덜어낸 감상을 제안한다. “고요함”을 서둘러 정의하기보다 이런 구체적인 빛과 그림자를 따라가면 작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Being Limited》(2026)의 분홍색 회전목마 모양 물체는 어두운 배경과 밝은 천 사이에서 정물을 이룬다.
전시장은 홍콩 웡축항 로드 54번지 M PLACE 2301호에 있다. 갤러리의 공식 일반 운영 시간은 화~토요일 11:00~19:00이며 일요일, 월요일과 공휴일에는 쉰다. 전화는 +852 8490 2954다. 방문 전 공식 전시·작품 페이지에서 비교하고 싶은 화면을 골라 일정을 짤 수 있다. 작품 사이에 남겨진 간격도 작은 정물과 더 큰 실내화가 서로 다른 감상의 리듬을 만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