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Touch Gallery의 《為何寫實 IV/True to Form IV》가 10월 28일까지 열린다. 도시의 구석, 동물, 구름, 꽃, 돈과 손짓을 통해 “사실주의는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전시다. 참여 작가는 Fung Chim, Ryohei Matsumoto, Yu Sheng Yu, Ethan, Deng Xiao, Wang Hao Zhun, Mak Chung Yan, Grace다. 여섯 작가의 이미지 모두 대상을 알아볼 수 있지만, 사물을 사진처럼 닮게 그리는 데 머물지 않는다. 10월 27일 전시 방문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는 이제 막바지인 그룹전이다. 비슷하게 정교한 묘사가 어떻게 전혀 다른 현실감을 만드는지 비교하는 것이 관람의 핵심이다.
화분에서 구름 승객까지, 도시의 현실감을 그리는 법
Fung Chim의 《平台花園 Terrace Planting I》는 2026년 캔버스에 유채로 그린 42×62cm 작품이다. 흰 화분이 난간을 따라 줄지어 있고, 식물은 차갑고 단단한 타일과 금속 격자에 잘게 나뉜 리듬을 덧입힌다. 노란 수직 배관은 화면을 세로로 가른다. 도시를 랜드마크로 식별하는 대신, 화분과 창문, 벽 사이의 빽빽한 관계를 통해 일상의 건축이 사용된 흔적을 드러낸다. 먼저 빨강과 흰색 타일의 격자를 따라간 뒤, 나뭇잎이 그 규칙성을 어떻게 끊는지 살펴보면 좋다.
Yu Sheng Yu, Ethan은 비슷한 일상감을 열차 안으로 옮긴다. 《通勤者》 역시 2026년 캔버스에 유채로 그린 작품으로, 크기는 41×27cm다. 흰 구름 같은 사람 형상이 삼각형 손잡이 안에 앉아 있고, 뒤로는 더 많은 손잡이와 흐릿한 사람 형상이 보인다. 원래 손으로 잡는 물건이 사람 하나를 담을 수 있는 틀로 바뀐다. 비례가 달라지자 통근 공간은 잠시 머무는 무대처럼 느껴진다. 인물이 어디로 가는지 서둘러 설명하기보다, “이동 중에 떠 있는” 상태를 목적지보다 또렷하게 만든다.
동물과 꽃은 사실적이어도 공간은 현실을 따르지 않는다
Ryohei Matsumoto의 《A Cat and Small Birds with Peach Blossoms》는 22.7×15.8cm에 불과하지만, 선명한 붉은 배경과 복숭아꽃, 고양이와 여러 새를 촘촘한 구도 안에 담았다. 고양이는 앞발을 들고 새들은 가지를 따라 등장한다. 털과 깃털의 세부가 실제 같은 질감을 전하지만, 이들의 전체적인 관계는 상상 속 공존 장면에 가깝다. 패널에 아크릴과 일본 먹을 사용한 작품으로, 앞서 본 캔버스 유화와 재료가 다르다. 재료와 크기를 비교하면 여섯 작가의 정교한 화법을 모두 같은 사실주의 기법으로 묶지 않고 볼 수 있다.
Ryohei Matsumoto의 《A Cat and Small Birds with Peach Blossoms》(2026)는 선명한 붉은빛 복숭아꽃 가지 사이에 고양이와 새를 배치한다.
Deng Xiao의 《容器—花心NO.3》는 2026년 캔버스에 유채로 그린 75×65cm 작품이다. 투명한 하트 모양 용기가 꽃을 감싸고, 강한 빛의 반사를 통해 안과 밖의 형태가 겹쳐진다. 어두운 배경과 밝은 꽃잎이 극적인 거리감을 만든다. 여기서 볼 것은 꽃 종류의 목록보다 용기와 반사광, 사물이 서로를 가리는 관계다. 꽃잎에서 바깥의 투명한 윤곽을 따라가다 보면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과 “공간이 쉽게 이해된다”는 것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Deng Xiao의 《容器—花心NO.3》(2026)는 투명한 하트 모양 용기와 꽃, 강한 반사광으로 정물 장면을 구성한다.
돈, 손가락과 방문 정보: 세부를 천천히 바라보기
마지막으로 Wang Hao Zhun의 《1313蚊》와 Mak Chung Yan, Grace의 《50/50 五十五十》를 함께 볼 수 있다. 전자는 41×31.5cm의 캔버스 유화로, 접힌 지폐의 두께와 표면 위에 흩어진 동전을 그렸다. 후자는 15×15cm의 패널 유화로, 손과 공중에 뜬 동전으로 동작의 한순간을 붙잡는다. 두 작품 모두 2026년에 제작됐다. 한 그림에서 돈은 배열할 수 있는 정물이고, 다른 그림에서는 몸의 움직임과 연결된다. 종이의 접힌 자국에서 손가락의 곡면으로 시선을 옮기면, 사물의 개수보다 촉감과 순간에 주목하게 된다.
Wang Hao Zhun의 《1313蚊》(2026)는 지폐의 접힌 자국과 흩어진 동전을 그려 돈을 두께와 촉감이 있는 정물로 만든다.Mak Chung Yan, Grace의 《50/50 五十五十》(2026)는 손과 공중에 뜬 동전으로 짧은 동작의 장면을 구성한다.
전시장소는 홍콩 센트럴 할리우드 로드 10번지 타이쿤 3동 2층 Touch Gallery의 204 공간이다. 같은 갤러리의 다른 전시와는 방이 나뉘어 있다. 공식 전시 페이지에 명시된 기간은 10월 6~28일이며, 10월 10일 개막 리셉션은 이미 종료됐다. 방문 전 공식 전시·작품 페이지에서 보고 싶은 세부를 골라보고, 당일 운영은 갤러리 전화 +852 2562 9000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