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4일 밤, Delio 이용자들은 플랫폼에 로그인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출금하려다 계정이 잠긴 것을 발견했다. 사전 예고도, 공지도 없었다. 그저 돈이 빠져나가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날 밤 이후, 한국의 중앙화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CeFi)인 이 회사의 이름은 '사기'라는 두 글자와 함께 거론되기 시작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이번 주 Delio 대표 정모 씨(정 씨로만 지칭)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그가 Delio를 운영하는 동안 부정한 방법으로 가상자산 거래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1100명이 넘는 투자자로부터 약 700억 원(약 5000만 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횡령한 것으로 인정했다. 수법은 복잡하지 않았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예치금을 모으고 고수익을 약속한 뒤, 그해 6월의 그날 밤에 출금 창구를 통째로 닫아버린 것이다.
Delio는 결국 2024년 11월 파산을 선언했다.
이 사건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범행 자체가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간극이다. 검찰은 애초 20년을 구형했고 피해자가 2800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변호인 측이 문제 삼은 일부 증거를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배제했고, 결국 인정된 피해자 수는 1100여 명으로 줄었으며 형량도 15년으로 낮아졌다. 변호인단은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같은 사건이라도 증거가 법정에서 인정받을 수 있느냐에 따라 최종적으로 드러난 '사기 규모'는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그럼에도 15년은 여전히 중형이다.
Delio 사건을 최근 몇 년간 한국의 가상자산 사기 사건들 속에 놓고 보면 익숙한 패턴이 보인다. Terraform Labs 공동창업자 권도형(Do Kwon)이 만든 TerraUSD(UST)와 Luna는 2022년 5월 붕괴하며 투자자 자금 약 400억 달러를 한순간에 날려버렸고, 이는 금융 역사상 손꼽히는 사기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같은 해, 가상자산 거래소 V Global의 임원 7명도 17억 달러 규모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전 대표 이병걸(Lee Byung-gul)은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Delio 사건은 규모 면에서 가장 큰 것은 아니지만, 고수익을 먼저 약속한 뒤 하룻밤 사이 출금을 막아버리는 수법은 이러한 앞선 사례들과 맥을 같이 한다.
본 기사에서 언급된 세부 내용은 모두 공개 보도를 바탕으로 하며, 사건은 변호인 측 항소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