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두 사람, 한 곡의 노래, 그 사이엔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Fontaines D.C.는 8월 15일 프랑스 피니스테르 주에서 열린 La Route Du Rock 페스티벌 헤드라이너 무대에서 《Roman Holiday》를 연주하던 중, 보컬 Grian Chatten이 Kurt Vile을 무대 위로 불러 함께 노래를 마무리했다. Vile과 그의 밴드 The Violators는 그날 일찍 같은 무대에서 공연을 마쳤고, 공연 후 자리를 뜨지 않고 남아 있다가 깜짝 게스트로 등장했다.

이 협업이 특별한 이유는 《Roman Holiday》가 원래 Vile을 위해 쓰인 곡이기 때문이다. 이 곡은 Fontaines의 2022년 세 번째 앨범 《Skinty Fia》에 수록되어 있으며, Chatten은 《Rolling Stone》과의 인터뷰에서 창작 계기를 이렇게 회상한 바 있다. "이 곡은 어느 정도 Kurt Vile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할 수 있어요. 2년 전 크로아티아에서 공연할 때 그의 무대를 봤는데, 그때 정말 부러웠거든요. 해가 지고 있었고, 그는 그냥 그 자리에 서 있었어요. 온몸이 완전히 편안해 보였죠." 그는 이어 말했다. "우리는 무대에 오르기 10분 전까지 서로 뺨을 때리며 긴장을 풀고 있었는데, 저는 아이에게 문자를 보내고 무대에 올라가서 좋은 공연을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부러웠어요." 한쪽은 뺨을 때리며 워밍업을 하고, 다른 한쪽은 아이에게 문자를 보낸 뒤 여유롭게 무대에 오른다는 이 대비가 곡 전체의 출발점이었고, 이번 합동 무대는 그때의 그 장면을 현실로 이어준 셈이다.

이날 밤 Fontaines는 신곡 《Marianne》과 《Six Shot Morning》도 다시 선보였는데, 이 두 곡은 앞서 2026년 첫 헤드라이너 공연에서 이미 공개된 바 있다. 이날 세트리스트는 《Boys In The Better Land》, 《Jackie Down The Line》, 《Big Shot》, 《Hurricane Laughter》부터 앙코르 무대의 《Starburster》까지 이어졌으며, 《Roman Holiday》는 본 공연 중반부에 배치되어 공식적으로 "Kurt Vile과의 협연"으로 표기되었다.

사실 두 사람은 이미 인연이 있다. 2021년 Velvet Underground 헌정 앨범 《I'll Be Your Mirror》에서 Fontaines는 〈The Black Angel's Death Song〉을 커버했고, Vile은 〈Run Run Run〉을 맡았다. 당시 Fontaines의 베이시스트 Conor Deegan III는 NME와의 인터뷰에서 Vile과 같은 앨범에 이름을 올린 것이 "정말 멋진 일"이라고 표현했으며, 자신들이 커버한 곡을 "완전히 신곡급 명곡"이라고 칭했다.

이번 공연은 밴드 매니저 Trevor Dietz의 별세 이후 열린 무대이기도 하다. Fontaines는 그를 "여섯 번째 멤버"라고 표현한 바 있으며, 그의 별세 이후 첫 공연은 앞서 BBC Maida Vale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추모 라이브 방송이었다. 올해 초 밴드는 싱글 《It's Amazing To Be Young》을 발매했고, Sinéad O'Connor의 《Black Boys On Mopeds》를 커버해 War Child 자선 앨범 《Help(2)》에 수록했으며, 《Peaky Blinders: The Immortal Man》 사운드트랙 제작에도 참여했다. 다섯 번째 정규 앨범에 대해서는 멤버들이 최근 제작 중임을 확인했지만, 아직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Fontaines는 앞으로 며칠간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에서 투어를 이어가며, 이달 말 Reading & Leeds 페스티벌에서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다. 8월 30일에는 아일랜드로 돌아와 Electric Picnic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를 맡는다. Kurt Vile은 올해 5월 열 번째 정규 앨범 《Philadelphia's Been Good To Me》를 발매했으며, 다음 달에는 영국 윌트셔에서 열리는 End Of The Road 페스티벌에도 출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