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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Trey Hurst 《At the Threshold》 11월 8일까지: 파란색과 흰색 곡선, 캔버스 붓질로 빚는 기억

Play Art House 개인전은 Trey Hurst가 2023~2026년에 전개한 회화를 선보인다. 《Advent 02》와 《Structure of Memory 01》부터 OLLE의 사운드스케이프까지, 재료와 크기, 가까이서 본 세부를 따라 송왓 로드의 감상 리듬을 찾아본다.

Morgan Lee, Features Editor
방콕 Trey Hurst 《At the Threshold》 11월 8일까지: 파란색과 흰색 곡선, 캔버스 붓질로 빚는 기억

방콕 Play Art House에서 미국 작가 Trey Hurst의 개인전 《At the Threshold》가 열리고 있다. 전시 기간은 2026년 10월 10일부터 11월 8일까지다. 방콕에 거주하는 작가는 2023~2026년에 전개한 회화를 연결해 인물을 추상과 알아볼 수 있는 형상 사이에 머물게 한다. 그림 속 기억은 완결된 이야기가 아니다. 남겨지는 윤곽이 있는가 하면 새 붓질에 가려지는 부분도 있고, 인물은 나타나는 동시에 사라지는 듯하다. 따라서 “누구를 그렸을까”를 먼저 맞히기보다, 하나의 이미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는 것이 감상의 출발점이다.

생 캔버스와 반복되는 붓질로 천천히 생겨나는 인물

이 작품군에서 중요한 단서는 생 캔버스와 반복되는 붓의 움직임이다. Hurst는 물감이 캔버스 표면에 스며들게 하며, 겹치기와 방향 전환, 반복을 통해 인물을 서서히 구축한다. 멀리서 보면 곡선과 길쭉한 윤곽이 머리나 몸으로 모이고, 가까이 다가가면 형상이 붓 자국과 색면, 드러난 밑색으로 흩어진다. 하나의 숨은 무늬를 찾아내는 것보다 이런 거리의 왕복이 더 흥미롭다. 같은 흔적이 인물의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언제든 그 형태를 풀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틈을 사이에 두고 이웃한 캔버스 두 장의 근접 사진으로, 양쪽에 황토색·검정·흰색의 길쭉한 곡선이 겹쳐 있다.
나란히 놓인 캔버스의 세부에는 황토색과 검정, 흰색이 겹치며, 곡선의 경계가 가려지거나 드러난다.

《Advent 02》는 캔버스에 아크릴로 그린 140×200cm 작품이다. 짙은 파란 바탕 위에 크림빛 흰 곡선이 겹치고, 일부 붓질에는 붓털이 지나간 가는 선이 남으며 그 사이로 청회색 색면이 비친다. 선명한 눈과 코로 인물의 위치를 잡는 대신, 여러 겹의 곡선으로 머리처럼 보이는 부피를 쌓는다. 가장 밝은 흰색이 시선을 어떻게 위로 이끄는지 살펴본 뒤, 어두운 틈이 윤곽을 어떻게 끊는지 찾아보자. 같은 곡선이 연결이자 가림막이 된다.

두 점의 파란 그림에서 크기와 윤곽 비교하기

《Structure of Memory 01》 역시 캔버스에 아크릴을 사용했으며 크기는 95×135cm다. 더 조밀한 화면 안에서 파랑과 흰색, 어두운 바탕이 겹친다. 길쭉한 아치형 윤곽이 깊은 빈 공간을 감싸며, 얼굴의 일부 같지만 고정된 표정은 없다. 《Advent 02》와 함께 보면 한 그림에서 흰색이 어떻게 퍼지고, 다른 그림에서는 어떻게 경계에 걸리는지 비교할 수 있다. 크기의 차이도 넓은 색의 영역 전체를 보던 시선을 윤곽 사이의 작은 끊김으로 옮겨준다.

또 다른 작품 《Advent 06》는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의 관계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초록 바탕 앞에서 흰색과 분홍, 빨강의 곡선이 직립한 형상을 이루고, 채도가 높은 붉은 색면이 여러 높이에서 시선을 붙잡는다. 제작 과정 사진은 또 다른 크기의 감각을 제공한다. 앞쪽에는 물감 통이 있고 뒤쪽 캔버스의 검정, 흰색, 황토색 윤곽에는 겹쳐진 흔적이 보인다. 작품과 과정을 함께 보면 “흐릿함”이 단순한 분위기 표현을 넘어, 구체적인 붓질의 결과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빨강과 초록의 색층, 소리와 송왓 로드 전시 방문

전시에는 OLLE가 디자인한 사운드스케이프도 함께한다. 작가의 소개에 따르면 이 소리에는 가사나 서사가 없으며, 공간에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방식으로 감상과 함께한다. 설명문과는 다른 리듬을 제공하는 셈이다. 눈은 경계를 구분하고 귀는 이어지는 소리를 받아들이며, 관람객은 머무는 시간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 이는 그림 속에서 반복해서 나타나지만 완전히 형태가 굳어지지 않는 인물과도 맞닿는다. 작품이 남기는 것은 관계와 시간의 감각이며, 하나의 줄거리로 복원해야 할 정답은 아니다.

전시장은 방콕 송왓 로드 993번지의 Play Art House이며, 행사 안내에는 무료입장으로 기재돼 있다. 10월 27일에도 전시 기간 중이므로 송왓 로드의 예술 산책에 포함할 수 있다. 출발 전에 작가의 공식 전시 페이지에서 작품 이미지와 전시장, 제작 과정의 근접 사진을 비교하고, 당일 운영은 전시장에 확인하자. 현장에서는 먼저 그림 전체가 보이는 거리에서 바라본 뒤 가까이 다가가 곡선 하나를 따라가 볼 수 있다. 기억의 감각이 재료와 반복 동작에서 어떻게 떠오르는지 살펴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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